"내 말 왜 안 들어줘" 차에 가스통 싣고 검찰청 간 30대

      2023.06.10 11:33   수정 : 2023.06.10 11: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기 피해를 당했다며 경찰에 수사와 신변 보호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청에 차를 몰고 가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 이우희 부장판사는 폭발성물건파열예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년간의 보호관찰 명령도 내렸다.



10년 넘게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던 A씨는 전역 후 배달 일을 하다 배달대행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며 해당 업체에 대한 수사와 본인의 신변 보호를 경찰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요청이 기각되자 A씨는 지난 3월 8일 LPG 가스통과 화살 등을 싣고 검찰청으로 향했다.

운전 중 A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너무 화가 나서 제 차를 폭파할 거예요" 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의정부지검에 도착한 A씨는 112에 "왜 내 말을 안 들어 주냐, 가스통이랑 화살이랑 준비해서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폭파하겠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위치 추적을 통해 의정부지검 민원실에서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는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차량에는 약 3kg의 LPG 가스통과 부탄가스, 활과 화살 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실제 폭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객관적인 상황을 종합하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사람들이 안전한 곳에서 폭파하겠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점을 들어 "되도록 사람들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해하면 안 된다는 인식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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