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빈의 전력질주, 승부 근성이 한화를 깨운다 … 작은 부분이 한데 모여 강팀 LG를 이겼다

      2023.06.10 15:58   수정 : 2023.06.10 15: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야구는 치고 막아서 이기는 스포츠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작은 것이한데 모여 승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 작은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많은 연습과 기본기 훈련을 한다. 그리고 그 작은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전력으로 뛰어야한다.
그것이 잘 된 팀은 강팀이고, 아니면 약팀이다.

6월 9일 한화와 LG의 경기에서도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6회 한화는 1사 만루 상황에서 문현빈의 2루수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만약, 조금만 늦었다면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뻔했다. 문현빈의 전력질주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만들어냈고, 동점의 팽팽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뿐 아니다. 문현빈은 7회 2사 2루 상황에서 김현수의 타구에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공을 놓치자 땅바닥을 치면서 아쉬워했다. 글러브를 내리치며 아쉬워했다. 한 발만 더 빨랐으면 잡았을 것이라는 자신에 대한 자책이었다.

한화가 LG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안타나 홈런이 아니다. 바로 상대의 끝내기 폭투였다.




문현빈은 고교 시절 외야수를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경기를 2루수로 출장했다. 유격수로 가끔 나선적이 있을 정도다. 이런 선수가 중견수를 이정도로 수비한다는 것 또한 남다른 감각이 있다는 증거다. 수비 또한 센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포지션에 갖다놔도 불평하는 법이 없다.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등 아마때부터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본 적이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사실, 고교 시절 문현빈은 사실 전체 11번급으로 뽑힐 선수라고는 평가받지 못했다.

김민석(롯데)이나 김범석(LG) 등과 비교해 체격도 작았고, 장타능력이 좋았던 선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현빈은 야구 이외의 부분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무엇보다 대표팀과 북일고에서 모두 주장을 역임했던 것은 승부근성이다. 항상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하고, 어떤 투수가 나와도 지기 싫어하는 차돌같은 근성이다. 대표팀 당시 류원석과는 LG 퓨처스 홈구장에서 만나 7구 동안 직구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안우진을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 것이 문현빈이다.



거기에 항상 전력을 다해서 뛴다. 대충 뛰는 법이 없다. 그의 롤모델이 양준혁이다.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다. 항상 1루까지 전력으로 질주하는 모습을 좋아해서다. 그런데도 한 번도 햄스트링이 오거나 몸에 이상이 생겨서 경기에 빠진 적이 없는 금강불괴다.

무엇보다 한화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이 문현빈을 높게 평가한 것은 항상 작은 플레이를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남들은 등한시하기 쉬운 주루플레이, 수비, 주자 시 스킵 플레이, 공을 한 번 더 보는 플레이 등을 열심히하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캠프에 가자마자 1군에 진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는 최근 몇 년간 계속 최하위권에 있었다. 현재 한화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몇 년간 팀에 쌓여있던 패배 의식을 걷어내고 이기는 분위기로 전환하는 것, 그리고 작은 플레이를 잘하는 것을 통해 한 점차 박빙의 승부에서 이겨내는 것이다.

채은성이 영입되고, 좌완 용병 산체스가 오면서 팀의 구색은 확실히 잡혔기 때문이다.
조만간 70경기 징계를 소화하고 하주석이 돌아오고, 타자 용병이 들어오면 일단 붙어볼 수 있는 전력은 어느정도 만들어진다. 이제는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목표의식을 갖고 경기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상위권 팀 LG를 상대로 루키 문현빈이 경기에서 선보인 전력질주, 공 하나하에 보이는 엄청난 집중력은 팀에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이 분명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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