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물고 물린 '동갑내기 혈투'… 최승빈이 웃었다
2023.06.11 18:40
수정 : 2023.06.11 18:40기사원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년차 최승빈(22)이 KPGA코리안투어 최고 상금이 걸려있는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최승빈은 11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때려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동갑내기 2년차 박준홍과 치열한 경쟁 끝에 라이벌을 1타 차이로 제친 최승빈은 지난해 데뷔 이후 불과 23번째 출전 대회만에 첫 우승을 따냈다. 이번 우승으로 최승빈은 우승 상금 3억원에 2028년까지 KPGA 코리안투어 시드권, 그리고 KPGA 선수권대회 평생 출전권을 받았다. 그가 이 대회에 앞서 23개 대회에 번 상금은 1억4345만원에 불과했다.
최승빈은 지난해 KPGA코리안투어에서 데뷔한 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다. 신인이던 작년 상금랭킹 69위(8986만원)로 겨우 시드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6번의 KPGA 대회에 출전해 골프존오픈 공동 5위로 그나마 좋은 성적을 거뒀을 뿐, 나머지 대회에서는 중위권, 혹은 하위권으로 쳐졌다. 상금도 5359만원에 머물렀고, 평균타수 역시 26위(72.00타)로 크게 뛰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특기가 있었다. 바로 장타다. 장타 부문에서만큼은 2위(평균 322.02야드)에 오른 만큼 장타력 하나는 뛰어났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잠재력이 이번 KPGA선수권대회서 제대로 폭발했다.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승빈은 15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 박준홍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6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박준홍에 1타차 2위로 밀려난 최승빈은 17번 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곧이어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박준홍에게 또 1타차로 밀린 최승빈은 18번 홀(파4)에서 1.5m 버디를 잡아내 다시 공동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팽팽하던 집중력 승부는 18번 홀에서 갈렸다. 박준홍이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들어갔다. 161m를 남기고 친 두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버디를 하면 그대로 역전우승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보기를 하면 그대로 경기를 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어프로치 샷은 홀 가까이 붙지 않았고, 운명을 건 마지막 파 퍼트 또한 홀 앞에서 살짝 휘어지면서 최승빈의 우승이 확정됐다. 박준홍은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준우승에 만족했다.
최승빈과 2년차 동기인 박준홍은 마지막날에 무려 6타를 줄인 끝에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또 2019년 챔피언 이원준(호주)과 김태호, 김민수가 공동 3위(10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4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한 이정환은 1타를 줄여 공동 6위(9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