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갈비 사자' 새 보금자리 찾아 청주로…"마지막 생은 편안하길"

      2023.06.16 20:14   수정 : 2023.06.16 22: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갈비뼈와 가죽이 달라붙어 앙상한 모습으로 부경동물원에서 지내던 '갈비 사자'가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부경동물원은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갈비 사자가 청주동물원에서 여생을 보내는데 동의했다.

16일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 관계자가 부경동물원의 늙은 사자(2004년생)를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이송 방법을 의논했다.

이 자리에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 운영자는 "갈비 사자가 좋은 환경에서 생의 마지막을 살 수 있도록, 청주동물원에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사자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사자 나이로 20살에 불과하지만 인간 나이로 계산하면 100살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자의 건강상태를 살펴본 수의사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나이에 비해 건강 상태는 괜찮아 보인다"며 "고령으로 인한 퇴행성 관절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아픈 곳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호 팀장은 "사자를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해 정밀 검진하면 내과 질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자는 원래 무리생활을 한는만큼 청주동물원에 있는 12살, 20살 사자와 함께하는 환경에 적응하면 사회적 무리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청주동물원 측은 온도 유지가 가능한 무진동 차량을 이용해 사자를 이송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지금같이 더운 날씨에 사자를 그냥 차에 태워 옮기면 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건강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께 사자가 스스로 케이지에 들어가게 하는 방법으로 이송 차량에 태울 방침이다. 마취총 사용을 자제하는 방안이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청주동물원은 뒷다리를 심하게 저는 말 한 마리도 함께 데려간다. 청주동물원 야생동물 구조센터는 영구장애가 있는 동물을 데려와 치료해 남은 생을 보내게 한다. 인도적 안락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시립동물원이기에 구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

부경동물원의 경우 민간이 운영한다. 2013년 문을 연 부경동물원은 최근 동물을 제대로 사육하지 못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부경동물원 측은 "시설이 오래됐고, 코로나19로 최근까지 방문객이 급감해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서도 "굶긴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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