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풀렸는데..강원랜드 주가는 왜 떨어질까

      2023.06.18 15:01   수정 : 2023.06.18 15: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코로나 엔데믹의 수혜주로 꼽혔지만 팬데믹 시절보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있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다. 실적이 오르면 주가가 올랐던 예전과 달리,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주가는 내리막이다.

전문가들은 '외부의 적'에 의해 모멘텀이 깎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 사태 직후로 복귀(?)한 주가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주가는 지난 15일(1만7640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2020년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퍼질 무렵 기록한 1만6000원선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강원랜드의 주가는 지난해 6월 2만8000원대로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고점(2만8350원)과 비교하면 37.77% 떨어졌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영업이익은 11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9.13% 성장했다. 올해 4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역대급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주당 배당금은 350원으로 배당성향이 61.4%에 달한다. 직전의 배당성향은 54.5%였다.

그러나 같은 해 4·4분기부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보다 못한 성적표를 내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84억원, 697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흑자전환, 561.86% 성장한 수치다. 그러나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각각 66.75%, 25.57% 부족하다.

예상보다 못한 성적표는 연간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1년 전까지 4874억원으로 50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3개월 전 4048억원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3619억원까지 내려왔다.

이에 증권사들도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하나증권은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6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키움증권은 3만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KB증권도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2만9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내렸다.

■내우외환..."반등 기회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일반고객(mass) 매출 회복으로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VIP 고객 매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효과가 달성된 매스 드롭액과 달리, VIP의 개선은 속도가 더딘 상태"라며 "이익 확대를 위해서는 VIP 회복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올해 1·4분기 강원랜드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694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분기의 84% 수준을 회복했다. 일반고객 매출도 34억원으로 2019년 1·4분기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VIP 고객 대상 일 매출 평균은 올해 1·4분기 3억원으로 2019년의 절반 수준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강원랜드는 내우외환이 잇따른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일본 오사카에 카지노 시설이 들어서는 점이 외적인 악재다.
일본정부는 오는 2029년 가을 리조트가 들어서면 연간 약 2000만명이 찾아 5조원이 넘는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 유행하기 시작한 사설 도박장과 온라인 카지노 역시 강원랜드의 장기 성장동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매력 이외에 주가 반등의 트리거를 찾기 힘들다"며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불법 도박 단속이나 주가 관점에서 배당성향 상향 등의 논의가 있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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