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명 몰렸지만 안전사고 ‘0’… 밤하늘 불꽃보다 빛난 팬덤

      2023.06.18 18:58   수정 : 2023.06.18 18:58기사원문


지난 17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의 야외무대에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나타났다. 팬들은 목청을 높여 환호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앉은 좌석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인원통제를 받아 공연장에 입장한 3000명의 '아미(BTS 팬덤)'가 질서 정연하게 RM의 무대를 응원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임모씨(28)는 "RM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서로 알기 때문에 밀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며 "지난해 이태원 참사도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안전을 강조하는 만큼 공연 질서를 더 지키려 했다"고 말했다.

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BTS 10주년 페스타'가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40만명의 아미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대규모 인파로 인해 안전사고 우려가 나왔지만 주최 측과 팬들은 안전규칙을 엄격히 준수했다.

■"천천히 움직여 주세요"

이날 하이브와 빅히트 뮤직 등 주최 측과 경찰에 따르면 'BTS 10주년 페스타'에는 2000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이 외에도 소방에서는 소방인력 117명과 차량 17대, 구조정 5대를 배치했다. 경찰에서는 교통경찰 등 630명도 별도로 배치했다.

행사장 곳곳에선 돗자리와 텐트를 편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Butter'와 'I NEED U', '피 땀 눈물' 등 BTS의 히트곡들이 흘러나왔다. 사회적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지난해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를 경험한 만큼, 대규모 안전사고를 우려해서다. 주최 측과 아미들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과도할 정도로 안전에 주의했다.

주최 측은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잔디에 구역을 나눠 보라색 펜스를 설치하고 통행을 관리했다. 행사장 곳곳에 '안전관리구역'을 설정하고 인파가 과도하게 몰릴 때는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선 안전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손쉽게 들을 수 있었다. "앞 사람을 밀지 마세요. 천천히 움직여주세요"와 "보행 통로에서 갑자기 멈추시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서를 잘 지켜주시고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등을 안전요원들이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을 붉은색 경광봉으로 계속해서 흔들며 보행 통로를 만들고 있었다.

주최 측은 공연장의 밀도도 관리했다. 예컨대 이날 행사의 주요 코너 중 하나인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에는 참석자를 3000명으로 제한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유일하게 BTS 멤버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경쟁률이 높았다"며 "하지만 이태원 사건 이후 높아지고 있는 안전의 중요성 때문에 부득이하게 인원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질서 지키며 움직여야"

행사 참가자 역시 안전사고를 유념한 모습을 보였다.


신모씨(32)는 "다른 가수의 덕질도 많이 해 봤지만, 유독 BTS 팬들이 질서를 더 지키는 것 같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더 사회에 좋은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지 않겠냐"고 전했다.

한편 퇴장하는 시민들 역시 안전요원들의 안내를 따르고 있었다.


딸과 함께 행사장에 온 서모씨(40대)는 "일단 나 스스로가 안전을 지키려면 안내요원들의 말을 따라야 하지 않겠냐"며 "불꽃놀이도 좋았고 행사장의 분위기도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딸아이와 함께 안전하게 집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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