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DNA로"… 2025년 전기차 전차종 통합 모듈러 도입
2023.06.20 18:41
수정 : 2023.06.20 21:42기사원문
■통합플랫폼으로 전기차 원가 낮춰
20일 현대차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발표했다. 현대차 미래 전동화 전략의 골자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완성하고 2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이다. 내연기관차 시대를 주도했던 '도요타 웨이'를 뛰어넘어 이젠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기준인 현대 모터 웨이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앞서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 2020년 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선보였고, 이후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등의 전기차를 시장에 내놨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퍼스트무버'(선도자) 입지를 다져 나갔다. 하지만 중국 BYD, 미국 GM, 독일 폭스바겐 등 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으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고, 현대차도 이 같은 경쟁구도 속에서 치열한 혈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차는 2025년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체계를 완성하고 2세대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E-GMP를 잇게 될 2세대 전용전기차 플랫폼은 소형부터 대형차, 픽업트럭과 제네시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종을 만들 수 있는 범용 형태로 개발된다. 현대차는 2025~2030년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전기차를 2세대 전용플랫폼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기아 4종을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에서 총 13개 차종이 대상이다.
■'배터리는 투트랙' 기술협력·내재화
현대차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우선 현대차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회사들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솔리드파워 등과는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과는 리튬메탈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서울대와도 손잡고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현대차는 유럽 내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다. 향후 2028년 이후 배터리 소요량 70% 이상을 배터리 JV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는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 배터리 개발 전문조직을 꾸렸다. 배터리 시스템, 셀 설계, 배터리 안전 신뢰성 및 성능 개발, 차세대 배터리 등 선행개발을 포함하는 기능별 전담조직이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배터리 기술 확보에 9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현대차, 전기차 '빅3' 자신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현대차그룹은 늘 후발주자였지만 끊임없는 투자와 혁신을 통해 결국 글로벌 '빅3'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차는 테슬라와 전통적인 완성차, 정보기술(IT) 업체 애플에 이르기까지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며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대혼전의 시장이다. 다만 현대차는 과거 성공 DNA를 기반으로 만든 현대 모터 웨이를 전면에 내세워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도 '빅3'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앞으로 전동화 톱티어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