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용 밸브 극저온 실증 성공..STX계열 피케이밸브, 국내 처음
2023.06.26 10:20
수정 : 2023.06.26 10: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산업용 밸브업체인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은 극저온 환경에서 실시한 액화수소용 밸브의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피케이밸브는 글로벌 종합상사 STX의 종속회사다. 77년 업력의 국내 최대 산업용 밸브 제조·판매 기업이다.
피케이밸브는 지난 12~13일 경남 창원 생산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액화수소용 밸브의 성능을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검증하는 시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 현대로템,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SK에코엔지니어링 등 민· 관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시연을 지켜봤다.
피케이밸브의 액화수소용 밸브는 수소를 운반하는 선박이나 저장하는 용기(탱크)에 쓰이는 산업용 밸브다. 지난해 9월 316L 스테인리스 스틸 단조로 제작, 첫 선을 보였다.
이번 시연회는 극저온에서 수소가 기화하지 않고 액화 상태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마이너스(-)253℃ 이하에서 액화하는 수소는 그 이상으로 온도가 높아지면 기화하는 특성을 가졌다. 따라서 수소 저장용기의 밸브는 극저온 상태 유지와 열 차단, 누설 방지 등에서 고난도의 기술을 갖춰야 한다.
피케이밸브는 본격적인 시연에 앞서 10시간에 걸쳐 냉동기 온도를 -253℃ 이하로 낮추고 헬륨가스를 시험유체로 검증을 진행했다. 국내 현행법(고압가스 안전관리법)상 폭발 가능성이 있는 수소 시험은 규제특구 이외의 시설에서는 금지돼 있고, 헬륨의 경우 수소보다 낮은 -269℃에서 액화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진공단열 상태의 실제 조건에서 검증한 결과 -253℃ 이하의 온도를 성공적으로 유지했다. 몸통 내압 및 시트 누설 시험에서는 누설량 제로(0)를 기록하며 검증을 통과했다.
피케이밸브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한 초저온용, 고온·고압용 밸브 등을 전 세계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용 초저온 밸브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탄소배출량 규제에 따라 친환경 대체선박으로 LNG선과 함께 수소선 관련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여 STX의 연결 재무제표상 수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STX 관계자는 "피케이밸브의 이번 실증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의 저장과 운반 분야에서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