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민사상 1~2세 어려져… 보험상품 가입 등 예외 '주의'
2023.06.27 18:31
수정 : 2023.06.27 18:31기사원문
■성년 기준, 만 나이로 '명확해져'
27일 업계에 따르면 28일부터 시행되는 '만 나이 통일법'은 우리나라 나이 계산을 '만 나이'로 통일하도록 한 민법과 행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이다. 출생일을 기준으로 0살로 시작, 생일이 지날 때마다 1살씩 더하는 나이다.
현재 기존 민법과 행정법에서 대부분 만 나이가 적용되고 있다. '만'이라는 명시가 없어도 만 나이로 간주해온 것으로, 대표적으로 성년과 미성년을 기준으로 한 나이가 생일을 포함한 만 나이다. 이번 법 적용으로 이 기준이 만 나이로 보다 명확해지는 셈이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법학박사)는 "이번 만 나이 통일법은 그동안 법적 나이인 만 나이가 현실과 이중적으로 적용되던 것을 글로벌 기준 등에 맞춰 정비하는 성격으로, 기존 민법에서의 법률 적용이나 계약 형성보다는 생활 속에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최근 비규제 지역에서 청약이 가능해진 미성년 세대원이나 무순위 청약이 가능한 성년 등의 경우 만 나이 기준을 꼼꼼하게 확인해 주택 마련계획에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단독으로 전월세 등을 계약할 수 있는 나이 기준이나 청약통장에서 2년까지만 인정되는 미성년 기준, 무순위 청약이 가능한 만 19세 성년 기준 등이 더 분명해진다. 또 청년이나 고령자 우대조건 등이 모두 만 나이로 생일에 따라 적용되고 있다. 청년임대주택이나 청년전월세 지원대상,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가입요건이 모두 만 19~39세로 생일에 따라 적용되며 행복주택 고연령자 우대조건이나 주택 단독명의에서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령, 생애최초주택마련자금 대출 대상도 기존처럼 만 나이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역모기지론이나 청년전세대출, 청년도약계좌나 신용카드 가입 등 주요 금융상품 이용도 만 나이 기준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증여 등에서 미성년 기준이나 청약 시 무주택 인정, 주택연금 가입 등 나이 기준이 필요한 경우 만 나이 적용을 생일까지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양에서도 입주자, 임대주택 등의 입주자 모집에 있어서 연령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생일이 지나는지 아닌지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자 모집에 나서는 곳들의 경우 다자녀, 노부모 부양 등 특별공급 자격 등에 대해 잘 안내를 해야 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분양, 임대(행복주택 등) 등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지원이 많기 때문에 생일 기준에 따른 불편이 없도록 시행 이후로도 지속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 등 예외 '주의'
다만 예외도 있다. 보험계약 시에는 별개의 '보험 나이'가 종전처럼 계속 적용된다. '보험 나이'는 보험 계약 당시 실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의 끝수는 버리고, 6개월 이상의 끝수는 1년으로 계산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1990년 3월 1일에 태어난 A씨가 2023년 7월 1일에 보험을 들었다고 가정하면 A씨의 만 나이는 33년4개월이 된다. 이 경우 끝수인 4개월이 6개월 미만이기 때문에 이를 버리고 A씨의 '보험 나이'는 33세가 된다. 이후 매년 보험계약일마다 한살씩 더 나이를 먹게 된다.
'보험 나이'는 보험료를 산출하거나 보험 만기를 계산할 때 사용한다. 즉 보험료 등에서 기존처럼 보험 나이가 적용된다.
단, 자동차보험과 같이 보험 관련 법규에서 나이를 특정하거나 표준약관이 아닌 개별약관을 통해 나이를 별도로 정하는 경우엔 보험 나이를 따르지 않는다.
술·담배 구매연령도 현행과 같이 '연 나이' 적용을 유지한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청소년을 '만 19세 미만인 자로서,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올해 기준으로 생일과 관계없이 2004년생까지 성인으로 인정돼 주류와 담배를 구매할 수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