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고금리 수신 만기 다가온다...저축銀 “파킹통장은 올리고 예금은 내리고”

      2023.07.04 14:08   수정 : 2023.07.04 14: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하반기에 6%대 금리에 유치한 수신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저축은행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빠진 수신잔액을 채우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올 2·4분기에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수신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힘든 상태다.

저축은행은 일단 이자비용 측면에서 정기예금보다 유리한 파킹통장의 금리를 조정해 자금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수신액 감소에 파킹통장 금리 높이는 저축銀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 파킹통장 금리를 3.5%로 0.7%p 올렸다.
지난 3월 파킹통장의 금리를 연 2.8%로 내렸던 SBI저축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DB저축은행도 파킹통장에 3.5% 금리를 적용했고 KB저축은행도 지난달 3.5%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저축은행이 금리조정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5~6%대 금리에 유치한 수신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빠져나가는 수신잔고를 채우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연 5.53%까지 오른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21조357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 초 저축은행이 금리 수준을 시중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수신잔액은 지난 4월 114조6159억원까지 떨어졌다.

예금금리는 떨어지는 추세다. OK저축은행은 '비대면 OK정기예금'의 금리를 12개월 초과 예치시 2.50~4.31%에서 2.50%로 하향조정했다. 페퍼저축은행도 지난달 초 페퍼스회전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5%p 내렸다. 이같은 예금금리 감소세에 지난 6월 1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0%로 3달 만에 4%대에 진입했으나 다시 3.97%로 하락했다.

■조달비용 부담에 "예금금리 인상은 글쎄"
이는 9년 만의 적자를 기록한 1·4분기에 이어 2·4분기 업황도 최악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달비용에 부담을 느낀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섣불리 올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 6%대 고금리 예금 경쟁에 조달비용이 늘어난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올 1·4분기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38%(4125억원) 증가했다. 이 여파로 4곳은 적자 전환했고 지난 1·4분기 총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96%(2305억원) 줄어든 92억원에 그쳤다.

늘어난 조달비용에 신용점수 등급도 하락하고 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2·4분기 내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웰컴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이 전년(895억원) 대비 59.3% 증가한 14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조달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자산 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웰컴저축은행 외에도 OK 등 주요 저축은행 3곳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저축은행은 향후 예금금리 인상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현재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격차는 크지 않다. 5대 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연 3.60%)과 페퍼저축은행(연 3.40%)은 5대 시중은행(연 3.5~3.8%)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금리를 제공 중이다.


주요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다”며 “비용 측면에서 효율이 좋은 파킹통장의 금리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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