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 부러운 K-OTT... 적자에도 수익 개선책 선뜻 못내놔
2023.07.03 18:22
수정 : 2023.07.03 18:22기사원문
3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유튜브 광고 차단 앱을 쓰는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영상 3개를 보고난 뒤 유튜브 광고를 보지 않거나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비활성화하지 않으면 유튜브에서 차단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사용자에게 광고 차단 앱에서 광고를 허용하거나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를 별도 서비스 가입 없이 무료로 시청하려면 15초짜리 광고 1~2개나 30초짜리 광고 1개를 봐야 한다. 광고 보기를 원하지 않으면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해야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이 광고 차단기 앱을 사용하는 편법을 써오자 구글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공론화됐다. 광고 차단 앱을 이용해 영상을 3번 보고 난 뒤 유튜브에서 차단된다는 점에서 해당 제도는 '삼진아웃 정책'으로 불리고 있다.
유튜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사용 중인 시청자들에게 유튜브 플랫폼 상의 광고를 허용하거나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도록 안내하는 소규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수익성 개선 차원이라는 측면에서 최근 넷플릭스의 움직임과 일맥상통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 뒤 회사 측 의도대로 신규 가입자 수가 급증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캐나다에서는 조용히 광고 없는 기본 요금제(월 9.99캐나다달러)를 없앴다. 사실상 표준 광고 요금제(월 5.99캐나다달러) 또는 월 16.49캐나다달러의 광고 없는 표준 요금제 중 택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내 OTT 업체들은 해외 기업들의 이같은 행보를 따라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OTT 업체들은 적자가 쌓이고 있는 와중에도 콘텐츠 투자를 통한 가입자 유치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선택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조치, 광고 요금제 등이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국내 OTT 업체들은 넷플릭스, 유튜브와 달리 국내 고객들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과감한 선택을 내리지 못해 부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