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걸려도… 고객이 믿을 수 있는 STO 플랫폼이 우선"
2023.07.06 18:52
수정 : 2023.07.06 18:52기사원문
NH투자증권에서 토큰증권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정중락 WM디지털사업부 대표(사진)가 그리는 방향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을 테스트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 대표는 6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토큰증권도 본질은 동일하다. 그릇만 달라질 뿐"이라며 "간헐적 거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는데 이 상황에서 시세 왜곡 등이 있으면 고객이 믿을 수 없다. 속도전보다 신뢰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T(세일즈앤트레이딩)사업부문과의 협의를 통해 홀더(보유자)가 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상품에 대한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매도·매수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NH투자증권이 수행하는 것이다.
기존 조각투자에선 실시간 시세를 반영하더라도 거래가 빈번하지 않아 특정 호가로 매수·매도시 가격이 크게 변동된 사례가 있어서다.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한 측면도 있다. 당장 토큰증권 거래수수료 만으로는 인프라 조성 비용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기 전이라 더욱 그렇다. 토큰증권 플랫폼에서 중개자이자 투자자로서 역할론이다.
그는 "단순한 '거간꾼'으로는 안 된다. 홀더로서 얻는 투자 수익으로 인프라 비용을 상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생태계가 구성되면 투자은행(IB)의 모든 상품이 토큰증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안정성이 입증될 경우 금융당국이 모든 법인으로 제도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IB와 S&T는 물론 신종증권 인수, 장외거래소 유동성 공급 등 홀세일(WS) 부서와의 협력도 NH투자증권이 초대형 IB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탁 기능도 수행 가능한 만큼 기초자산 보관, 신탁수익증권 발행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증권사에서 기관 간의 딜(거래)을 했던 모든 물건이 투자대상이다.
디지털에서 계좌관리 지원 및 토큰증권 인프라를 구축하고, 리테일에서 신종증권 판매, 고객 포트폴리오 흡수를 통한 종합적 자산관리 등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STO 프로젝트를 할 때 과거 IB적 사고로는 흥행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고객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판단이 서는 목적물이 투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 STO 발행·유통의 핵심 사업모델인 투자계약증권 관련 실제 사례를 통해 사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향후 STO 비즈니스 추진 가속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STO비전그룹'을 구성, 토큰증권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에 주력키로 했다. 미술품 조각투자사업자 투게더아트, 명품·수집품 관련 기업 트레져러, 탄소배출권 관련 기업 그리너리, 비상장주식중개업자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록오디세이와 파라메타,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한국기업평가, 부동산 조각투자사업자 펀블, 디지털 특허회사 아이디어허브 등 12곳이 참여했다.
한편 파이낸셜뉴스는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토크노미 코리아 2023'을 개최한다. 글로벌 STO 시장의 선도기업인 캐나다의 폴리매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STO 기업 ADDX, 일본 STO 협회 등이 참가해 각국의 시장상황과 사업모델을 발표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