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KDB생명 인수하나
2023.07.07 17:32
수정 : 2023.07.07 17: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른 경쟁 후보들이 본입찰에 불참해서다. 다만 KDB생명의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지주가 완주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KDB생명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틴헤드PE와 화이트웨일그룹(WWG)자산운용은 컨소시엄을 이루고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 규모 투자확약서(LOC)를 받았지만,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캑터스PE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다.
KDB생명 매각의 관건은 신주 발행의 극대화다. 재무구조 개선을 단행하긴 했지만, 현재 보험 환경을 고려했을 때 구주 가격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극단적인 원매자도 있다. 구조조정적 투자 성격이 있는 셈이다.
다만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 결손금을 축소하고, 산업은행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해 가용자본 관리가 편리해졌다"며 "과거 매각 시도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 본입찰에서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KDB생명의 무상감자는 보통주 9486만4960주를 75% 감자하는 내용이 담겼고, 1주당 액면가액(5000원)을 반영한 자본금은 기존 4743억2480원에서 1185억8120만원으로 3557억3460만원 줄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추가 보증 등 KDB생명에 대한 보완자본만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며 "이번 딜(거래)는 가격 경쟁을 하면 100%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보험업 특성상 인수 후 6개월 이내에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100% 실패하는 만큼 실사 비용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나서는 건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는 올해 1분기 기준 16.8%로 신한금융(37.0%), KB금융(40.9%)에 열위에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하나금융그룹 14곳 자회사 가운데 최고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느냐"며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