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평고속道’ 공방… 특검·국조 거론에 前군수까지 소환

      2023.07.10 18:25   수정 : 2023.07.10 18:25기사원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논란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김건희 게이트'로 규정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카드까지 꺼내며 공세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전 군수 일가 의혹으로 맞불을 놓으며 역공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리 의혹을 덮자고 국민을 인질로 삼아서야 되겠나. 그런다고 정권의 부정부패를 은폐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과 장관을 포함해 어느 선까지 사태에 개입된 것인지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나아가 특검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대통령 처가의 권력형 특혜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권력형 특혜 비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정부, 이 양쪽 모두 국정조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국정조사로 진실을 온전히 다 밝히지 못하면 특검을 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시민단체는 물론 야당간 공조를 통해 공동 행동에도 돌입했다. 당 소속 김두관·임종성 의원 등은 시민단체들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진상조사와 함께 검찰과 공수처의 국토부 및 관련 기관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이들은 "(양평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는 과정은 원 장관과 그 윗선인 대통령 부부의 직권남용, 업무상 배임, 국고손실죄 등의 불법비리의 과정"이라며 "중대한 위법 행위로서 명백한 탄핵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관·정 공동대책위를 결성해 서명운동에 돌입하며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추진 등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소관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 현안 질의를 통해 진상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나토 회의 출국에 국토부 장관이 왜 수행해야 하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17일 전체회의에서 국토부에 따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반면 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전 군수 일가 의혹으로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전직 양평군수 일가는 원안 종점 인근에 약 3000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지금 민주당이 원안을 고집하는 것은 전 양평군수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며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전직 양평군수의 셀프 특혜 의혹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공세를 적반하장 격으로 평가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한다"며 "민주당은 자당의 주장에서 비롯된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양평군민들에게 석고대죄하시라"고 비난했다.
이날 방미길에 오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똥볼을 찬 것"이라며 "지금 탈출구가 필요한 쪽은 민주당 쪽"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재추진을 위해 노선 변경에 대한 주민투표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도부는 시기상조로 판단했다.


윤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 주민 뜻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했을 수는 있는데, 어쨌든 당이나 정부에서 주민투표와 관련해 논의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syj@fnnews.com 서영준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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