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 발사…연이틀 美정찰기 트집 후 도발(종합)

      2023.07.12 12:23   수정 : 2023.07.12 12: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체를 쏜 건 올해 들어 12번째로 지난달 15일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이후 2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하였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에 있다.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합참은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또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10∼11일 연이틀 세 차례에 걸쳐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 명의로 담화를 내고 미국 공군 전략정찰기가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군 정찰기의 통상적인 공해 상공 정찰비행을 트집 잡은 후 무력시위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방위성도 오전 10시 3분경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가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현재 비행 중인 이 미사일이 오전 11시 13분쯤 한반도 동쪽으로부터 약 550㎞ 떨어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이날 10시 15분쯤 방위성에 들어갔다. 일본 방위성 간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분석하는 동시에 향후 대응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관저 대책실에 관계부처 담당자들을 소집해 정보 수집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에 체류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정보 수집과 분석에 전력을 다해 국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 만전의 태세를 취하라"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는 "미군 전략정찰기의 통상 활동을 트집 잡아 연이틀 경고를 내놓은 바로 다음 날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자신들의 담화는 반드시 군사적 대응이라는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후속 군사적 도발에도 대비한 억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선 "북한의 이번 도발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위반이기에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규탄하고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 책임연구원은 "군사적 대응이라는 실천지에도 북한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점차 강화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어지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도 대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단순히 이번에도 신경질적 반응으로 또 탄도미사일 1발 쐈구나 정도로 지나칠 문제는 아니란 얘기다.

그는 "더욱이 한국의 대통령 부재라는 상황을 떠보려는 셈법도 가동되었다는 측면도 있기에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우선 재래식 억제력 제고를 위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대응훈련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작전적 효과를 유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 책임연구원은 "이와 동시에 한국,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항행의 자유와 상공비행의 자유는 국제법적으로 보장된다는 사실을 북한에 일관된 목소리로 주지하도록 대응하면서 이러한 국제법을 무력화하는 북한에 대해 현상변경 행동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전략적 대응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전날인 10일 오전 발표된 국방성 담화에선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위협했고, 10일 밤과 11일 새벽 잇따라 담화를 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군사행동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미 공중감시정찰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활동"이었다며 북한의 담화를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김여정이 침범했다고 문제삼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은 통상 무해통항권(선박이 연안국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지 아니하는 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는 권리)이 인정되는 공해로, 북한이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북한 주장 위성발사체 실패 후 최근 식량위기, 외교관 탈북 등 내부적 갈등과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절치부심 중 전승절인 정전협정일(7월 27일)을 앞두고 모종의 군사적 도발을 위한 긴장 고조와 도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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