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최저" 1260원대로 내린 원·달러 환율, 弱달러 언제까지?
2023.07.15 06:00
수정 : 2023.07.15 06:00기사원문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시기와 수출경기 등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회복이 향후 환율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가 세계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5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종가(1274.0원) 대비 8.2원 내린 1265.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10일 종가(1265.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 원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했다. 종가 기준 환율은 10일(1306.5원)에서 11일 1293.7원, 12일 1288.7원으로 하락했고 13일 1274.0원, 14일에는 1265.8원으로 내렸다. 일평균 환율은 지난 10일 1307.3원에서 14일 1276.2원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주일간 나온 미국의 고용,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달러화가 모든 통화에 대해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0.1%로 2020년 8월 이후 약 3년 만에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CPI, PPI 등 물가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당초 7월과 9월에 연이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시장에선 7월 이후 동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번주 환율 하락에 미국 긴축기조 약화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던 만큼 향후 전망에서도 '미국 통화정책'이 가장 큰 변수다. 백석현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날지가 관건"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7월에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물가상승률은 둔화하나 물가수준은 여전히 높은 현상)이 압력이 강해지는 것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명분이 될 수는 없다"라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종료되지 않을 경우 달러화의 약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 또한 지난 6일 '하반기 미 달러화 전망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는 미국 성장 둔화 및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 등으로 달러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면서도 "연준의 고금리 장가회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약세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회복이 더딜 경우 원화 자체적인 강세 요인도 제약적이다. 이에 1300원대로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경원 연구원은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하는데 중국의 수요 상황 등을 볼 때 반도체 수출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 압박을 풀지 않는 이상 단기간 내 수출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백석현 연구원 또한 "전세계 제조업 경기가 당장 살아나는 상황이 아니라서 한국의 수출경기 회복이 당장의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면서 "이번주 환율 하락 폭이 과도했기 때문에 다음주 달러화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 환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하반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연준 통화정책 변수와 우리나라 수출 경기 등을 고려할 때 환율 하락 폭은 제약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