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 영감 준 佛배우 제인 버킨 별세..."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한 영국여성"
2023.07.17 08:26
수정 : 2023.07.17 08: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한 영국 여성"인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이 별세했다. 향년 76세.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 등은 버킨이 프랑스 파리 자택에서 숨진 채로 간병인에 의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2021년 9월 가벼운 뇌졸중을 앓은 뒤 그해 공연을 모두 취소했고 올해 3월 콘서트로 다시 청중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어깨뼈를 다치면서 복귀가 미뤄졌다.
버킨은 194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2세 때 프랑스로 건너와 가수, 배우로 활약하며 1960∼198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문화부는 이날 트위터에 버킨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프랑스 거장들과 함께한 버킨은 작품을 통해 영원한 프랑스어권의 아이콘으로 남았다"고 썼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의 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로 노래한 버킨은 프랑스의 아이콘"이라며 추모했다.
그는 프랑스의 유명 가수 겸 배우 세르주 갱스부르와 여러 히트곡을 남겼다. 자크 리베트, 장뤼크 고다르, 아녜스 바르다 등 누벨바그 거장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영화 '욕망(1966)과 '칼레이도스코프'(1966)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영화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968년 세르주 갱스부르와 영화 '슬로건'에 함께 출연하면서 이후 13년간 일과 사적인 관계에서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
갱스부르가 감독한 논란의 작품 '애욕'(1976),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영화화한 '나일 살인사건'(1981),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1988)에 출연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 카메오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2016년에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단편 영화 '테제베 여인'을 끝으로 영화를 더이상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가방 '버킨백'은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백이 없다는 버킨의 불평을 들은 에르메스 회장 지시로 제작됐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2015년 자신의 이름이 붙은 에르메스 백을 위해 악어가 잔인하게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에르메스사 관행이 국제 규범에 맞을 때까지 내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으로 1991년 세상을 먼저 떠난 세르주 갱스부르와 사이에서 낳은 딸 샤를로트 갱스부르(52)가 있다. 1980∼1992년 영화감독 자크 드와이옹과 함께하며 슬하에 루 두아이옹(41)을 뒀다. 두 딸 모두 가수, 영화배우,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1965년 결혼해 3년 만에 이혼한 영국 작곡가 존 배리와 사이에도 딸이 있었지만 2013년 아파트에서 추락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