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中경제' 기저효과에도 GDP 성장률 6.3%·청년실업률 최고치
2023.07.17 12:33
수정 : 2023.07.17 12:4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6.3% 성장했다. 지난해 기저효과 덕을 봤다. 다만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다 청년실업률(16~24세)은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매판매는 4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회복세에 접어든 미국과 달리,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 이후에도 점차 둔화되는 형국이다.
전망치 밑돌고, 전분기 대비 0.8% 그쳐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4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6.3%로 집계됐다. 전 분기 4.5%를 넘어섰으나 전망치 7.3%는 하회했다.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첫해의 기저효과 작용했던 2021년 1·4분기 18.3%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4분기 0.4%까지 낮아졌다. 이후 방역 완화 기대감과 제로코로나 폐기로 올해 1·4분기 4.5%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리오프닝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부동산 침체, 소비 부진, 정부 신뢰 하락, 글로벌 수요 부족 등이 겹치면서 각종 경제 지표는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이번 분기 6.3%도 인구 2500만명의 경제수도 상하이를 65일 동안 봉쇄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8%에 불과했다. 전분기는 2.2%였다.
중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가통계국이 같은 날 발표한 청년실업률은 21.3%로 전월 20.8%를 넘어섰다. 이로써 중국의 월간 청년실업률은 작년 5월(18.4%)에서 9월(19.9%), 올해 4월(20.4%) 등을 포함해 1년 사이에 5차례 최고치를 바꾸게 됐다.
중국에서 청년들의 일자리 난은 ‘발등의 불’로 인식된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 채용에 나서고 민간 기업들에 고용 확대를 주문하는 등 각종 청년 일자리 정책을 꺼내도 실업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3.1% 증가하면서 올해 3월(10.6%) 이후 4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전월 12.7%, 시장 전망치 3.2%도 모두 밑돌았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지출은 중국 GDP 기여율이 66.6%(2023년 1·4분기 기준)에 달할 정도로 경제의 핵심이다.
또 최고치 경신한 청년실업률
1~6월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은 -7.9%로 기록됐다. 지난해 12월(누적) -10%로 최저치를 찍은 뒤 올해 2월 -5.7%로 ‘반짝’ 회복했으나 다시 4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4.4%로 조사됐다. 전월 3.5%와 전망치 2.7%를 모두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취득세를 연장하며 소비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던 자동차 생산이 8.8% 증가하며 섬유 등 다른 산업의 부진을 상쇄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1~6월 3.8%였다. 전월 4.0%는 하회했으나 전망치 3.5%는 넘어섰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유기업 투자가 8.1% 늘면서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다. 민간분야는 0.2%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여전히 국유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 실업률은 전월 5.2%와 동일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자평하지만 경제 지표는 반대로 향하고 있다.
앞서 발표한 6월 대형·국유기업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3개월째 경기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민간·중소 제조업 PMI는 50.5로 임계점을 넘었지만, 전월 50.9와 견줘서는 0.4p 하락했다.
줄줄이 하향 곡선 경제 지표
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8개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90개월 만에 최저인 각각 0.0%와 -5.4%로 집계됐다. 외신들과 중국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12.4%로 급락했다. 수입도 -6.8%로 전망치와 전월을 모두 밑돌았다.
다만 중국은 올해 목표인 5% 안팎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하반기 경기부양책으로 3·4분기 4.3%, 4·4분기 4.8%까지 끌어올리면 가능한 수치라는 계산이다. 상반기 GDP는 59조3034억위안으로 5.5% 증가했다.
국가통계국은 “상반기에 경제사회가 전면적으로 정상화되고 거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국민경제가 회복되고 고품질 발전이 꾸준히 추진됐다”면서도 “세계 정치 및 경제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국내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의 기반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65%로 동결했다. 대신 MLF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으로 1030억위안(약 18조원)을 시중에 공급했다. 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을 통해 330억위안(약 5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풀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을 빼면 순공급액은 340억위안(약 6조원)이 된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