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정부가 외국국적 유아 학비도 지원해야”...교육부에 권고

      2023.07.19 10:10   수정 : 2023.07.19 10: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 아동의 유아 학비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가 18일 나왔다.

이 같은 결정은 인권위가 충북에 거주하는 키르기스스탄 국적 A군(4)과 러시아 국적 B양(5)이 유아학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균등하게 교육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가 침해됐다며 한 시민단체가 낸 진정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인권위는 교육부장관에게 “비(非)국적자 이주 아동이 유아학비 지원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유아학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현재 교육부의 유아학비 지원계획은 국·공·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복지법은 아동이 자신 또는 부모의 인종과 출생지역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인권위는 교육부 지원계획과 아동복지법이 충돌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지원계획이 이주 아동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해당 시민단체 진정에 대해 교육부는 교육기본법에서 교육에 관한 권리주체를 ‘국민’으로 규정하고,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아학비 지원 대상도 ‘국민’을 전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외국 국적 유아에게 학비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유아학비 사업은 보호자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만 3~5세 유아의 유치원·어린이집 학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시혜적 성격의 정책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생의 출발선에서의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이라는 사업 목적상 이주 아동도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교육부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인권위는 “이주 아동이 적절한 보육을 받지 못하면 아동 생존·발달권이 보장되지 않아 아동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장차 사회 전체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으며 이주민의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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