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반토막 나는데 ‘딱 6개월’...초토화된 서민주거 사다리

      2023.07.21 15:00   수정 : 2023.07.21 1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빌라(다세대·연립) 시장이 고사 직전에 놓이고 있다. 단 6개월 만에 매매 거래량과 거래 총액이 반토막 났다. 인허가 물량도 급감하면서 서민 보금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6개월 만에 반토막...매매거래·거래총액 '뚝뚝'



21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서울 빌라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만9572건에서 같은해 하반기 1만487건으로 절반 가량인 46%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는 더 줄어 9820건을 기록했다. 단 6개월 만에 매매 거래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더니 회복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1년 기준으로 했을 때 매매거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강서구다. 이 기간 동안 2478건에서 904건으로 63.5% 감소했다.
화곡동 K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이 안 팔려 사면초가에 빠진 집주인이 상당수”라며 “아파트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데 빌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고 말했다.

매매거래 총액도 6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서울 빌라 매매거래 총액이 6조352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3조5277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더니 올 상반기에도 3조5000억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빌라 매매거래 총액은 2022년 3월~6월만 해도 1조원을 넘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거래총액이 6000억원대에 불과하다. 거래 총액 감소는 서울 25개구 전 지역에서 나타났다. 강서구, 도봉구, 송파구 등의 경우 1년 간 거래총액 감소폭이 60%를 넘었다.

비 아파트 인허가·착공도 '뚝뚝'...아파트만 짓는다


이런 가운데 빌라 인허가 감소폭도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5월 전국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줄었으나 빌라 등 아파트 외 주택은 49.1% 감소했다. 전국 착공 실적도 올 1~5월 전년 동기 대비 51.9% 줄었다.

빌라 등 비 아파트의 경우 인허가·착공 등 공급 지표 전반에서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아파트와 비 아파트 간의 공급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전국 인허가 수치를 보면 2012년만 해도 아파트 52.5%, 비 아파트 47.5%의 비중을 보였다.

아파트 비중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전국 통계를 보면 아파트 인허가 비중이 2019년 72.8%로 70%대 벽을 넘었다. 이후 2020년 72.8%, 2021년 73.3%에서 지난해에는 78.6%까지 상승했다.

빌라 시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아파트를 잡겠다고 내놓은 규제가 빌라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전세사기에다 아파트 위주 규제 완화로 더 쑥대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빌라를 구입하느니 아파트에 월세를 사는 게 청약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것이 현실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수요에 맞춰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증가 속도가 과연 올바른 현상 인지 고민과 검토가 없다"며 "한 예로 저렴한 주거비로 살 수 있다는 주택이 줄어든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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