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없다'..尹, 6.25 전사자 유해 도착 즉시 거수경례
2023.07.26 21:12
수정 : 2023.07.26 22: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23년 7월26일 밤 8시10분. 성남 서울공항에 7위의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가 봉환됐다.
한국시간 7월26일 오전 6시(현지시간 7월25일 오전 11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KC-330)로 출발한 7위의 유해가 도착한 순간, 윤석열 대통령은 유족들과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해 예포 21발과 함께 유해에 대한 거수경례로 군 예식에 따라 최고의 예우로 전사자들을 맞이했다.
이번 행사는 호국영웅들을 공군 F-35A 호위·국빈급 예포발사·기상영접 등 최고의 군 예식으로 예우해 맞이하면서 국군전사자와 유가족 중심으로 집중됐다.
특별수송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공군 F-35A 편대의 호위가 시작됐고 7위 중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고(故) 최임락 일병의 고향인 울산지역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2020년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봉환됐던 국군 참전용사 유해 147구가 행사 당일이 아닌 전날 도착한 것이 드러나, 행사를 위해 국군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방치됐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쇼는 없다"는 기조 아래, 미국으로부터 인수받은 국군전사자 유해가 도착하는 즉시 유해봉환 행사를 열어 국가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진정성을 보인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유해봉환 행사에 앞서 고 최임락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미국에서 인수한 유해가 서울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전사자분들을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며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고 최임락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봉환된 7위의 유해는 6.25전쟁 당시와 그 이후 미군이 수습해 보관 중인 유해를 비롯해 북한이 발굴해 송환한 유해 등으로 한미 공동감식을 거쳐 국군전사자로 판단된 유해들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위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감식, DNA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신원이 확인된 고 최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인 조카 최호종 해군 상사가 하와이에서부터 큰아버지를 직접 모셔 그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고 최임락 일병 유족과 함께 앞으로 나가 유해를 맞이했다. 고 최 일병의 막내동생 최용(79세)씨는 최 일병 소관 앞에서 편지를 낭독했고, 이어 윤 대통령은 고 최 일병에게 직접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최씨는 "임락이 형님. 가슴이 벅찹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라면서 "모질게 고생만 하시다가 나라를 구한다고 군대에 들어가셔서 목숨을 바쳐주신 우리나라가 이제는 등따시고 배부른 잘사는 자유대한민국이 됐습니다"라고 낭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운구 차량이 유해가 안치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날 때 거수경례를 하며 영웅에 대한 예를 갖췄다.
고 최 일병은 1931년 울산에서 태어나, 1950년 8월 만 1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카투사로 미 7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고 1950년 10월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 후 이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같은해 12월12일 장렬히 전사했다.
고 최 일병의 형인 고 최상락 하사 또한 1949년 2월 육군에 입대, 국군 3사단 23연대에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 중 영덕-포항전투(1950.8.1.~9.14.)에서 북한군 5사단에 맞서 싸우다가 1950년 8월14일 산화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