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는 팩웨스트 ...SVB발 美 지역은행 위기 사실상 끝났다
2023.07.27 10:54
수정 : 2023.07.27 10:54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시작된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모양새다. 위기설이 계속됐던 LA기반의 지역은행 퍼시픽웨스트뱅크(팩웨스트)가 캘리포니아은행(Banc of California)에 인수되기로 하면서다. 캘리포니아은행이 팩웨스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대 걸림돌은 소액주주들의 반발인데 결국은 소액주주들이 두 은행의 합병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캘리포니아은행에 인수되기로 결정된 팩웨스트 뱅크 주가는 전장 대비 26.92% 폭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올해 3월부터 SVB를 시작으로 시그니처뱅크,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연이어 파산하며 팩웨스트 뱅크가 다음 파산 은행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극적으로 인수자를 찾았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위기로 팩웨스트 주가는 연초대비 60% 이상 급락했고 뱅크런도 이어졌는데 결국 합병으로 생존하게 됐다.
두 은행의 합병은 절차에 따라 올해 말 또는 2024 년 초에 완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과정에서 팩웨스트 주주들은 보유하고 있는 팩웨스트 보통주 1주당 캘리포니아은행 보통주 0.6569주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키아베리니는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있어 제3자 입찰이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라면서도 "결국 팩웨스트 주주들이 이번 딜을 승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은행의 합병이 완료되면 합병 은행의 총 자산은 361억 달러, 총 대출은 253억 달러, 예금은 305억 달러가 된다. 올해 1·4 분기 말 기준 팩웨스트의 자산은 440억 달러, 캘리포니아은행의 자산은 100억 달러 수준이었다.
캘리포니아은행의 제릿 울프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합병을 통해 더 많은 캘리포니아 기업과 지역사회에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견고하고 자본력이 풍부하며 유동성이 높은 은행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금융권이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1990년대와 비슷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과 함께 은행간 인수합병 증가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센터브리지 파트너스와 워버그 핀커스가 팩웨스트와 캘리포니아은행 합병에 4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같은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던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딕 버브는 "캘리포니아은행과 팩웨스트의 합병은 미국의 소규모 지역은행 인수합병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