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던 2차전지주 이틀째 급락… 에코프로는 황제주 반납
2023.07.27 18:25
수정 : 2023.07.27 18:25기사원문
증시를 주도하던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POSCO)홀딩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71% 하락한 59만4000원에 거래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전날에도 장중 16% 넘게 하락하는 등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26일 장중 고점(76만4000원)과 비교하면 22.25% 떨어진 것이다. 이 기간 개인은 오히려 1조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최근 10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431억원어치, 178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11거래일 연속, 기관은 이틀 연속 매도 우위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보다 19.79% 하락한 98만5000원에 장을 마쳐 100만원선이 붕괴됐다. 8거래일 만에 '황제주'의 지위를 내놓은 셈이다. 장중 최대 하락 폭은 21.74%에 달했다. 26일 장중 신고가(153만9000원)에 비하면 30%를 웃도는 하락률이다.
금양은 22.47% 급락해 12만원선 밑으로 떨어졌고, 엘앤에프 역시 9.13%가 빠져 24만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포스코퓨처엠(-13.21%)과 에코프로비엠(-17.25%)도 속수무책으로 추락을 지켜봐야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쏠림 현상에 이어 본질적인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실상 2차전지 관련주의 급등세가 과열 양상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6일부터 발생한 2차전지나 포스코그룹주의 가격 변동은 쏠림 현상에 따른 변화"라며 "가격 변화에 대한 정보만 갖고 미래를 예측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정상적인 투자를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2차전지산업 자체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산업의 성장 속도는 생각하지 않고, 주가가 100만원을 넘긴 에코프로가 얼마나 더 갈 지 생각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과거 바이오, 태양광 등을 예로 들면서 쏠림 현상은 결국 얼마 만큼 산업적으로 자리매김하느냐가 장기적으로 주가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2차전지산업은 아직 자본 투입의 초기 단계여서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시 자체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업종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 2차전지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반도체업종 등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주도주들의 재평가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주의 변동성은 단기적일 수 있지만 수급이 유입될 만한 업종이 언제까지 2차전지 1개 업종 만으로 갈 순 없다"며 "이날 반도체업종이 반등했고,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주에도 수급이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차전지 수급 역시 자동차의 미국 수출 증가 등 가시적 성과에 따른 움직임이었다"며 "이번 분기가 지나면서 경기가 회복되면 새로운 성장세를 보이는 업종이 나오고, 쏠림 현상도 해소 단계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