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400억원 군사지원·日 방위백서에 '대만' 언급..中 반발
2023.07.30 14:03
수정 : 2023.07.30 14:03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정부가 4400억원 규모의 대만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정부의 대만에 대한 첫 번째 중요한 군사 지원 방안으로 설명됐다. 일본은 올해 방위 백서에 대만해협의 우려를 적시했다.
30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관찰자망 등 매체에 따르면 백악관은 28일(현지 시간) 3억4500만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대만 군사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매체는 “미국의 군사 물자를 이용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는 대만을 돕게 될 것”이라며 “방안에는 대만 방위와 교육 및 훈련 지원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원할 무기 종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 두 명은 중앙통신에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정보 및 감시 능력, 총포와 미사일 등이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수 소식통은 MQ-9 리퍼 드론 4대가 포함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주요 외신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미국 방위 산업체 제너럴 어타믹스가 개발한 이 드론은 전체 길이가 11m, 날개 길이는 22m에 달하는 대형 무인기에 속한다. 표적 위 15㎞ 상공에서 24시간 넘게 머물 수 있어 정찰에 유용하고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기능도 뛰어나다. 대당 평균 가격은 약 2800만달러(약 358억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 당국이 MQ-9 드론에 탑재된 첨단 장비 일부는 자국 공군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 드론이 대만 군사 지원 최종 목록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대구경탄 및 관련 장비, 차륜형 전투차량 및 무기 등 4억4000만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대만 관련 대외군사판매(FMS) 계약 두 건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의회는 2023 회계연도 예산에 대만 안보 지원 예산 총 10억 달러(약 1조2800억원)를 반영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연계는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 것이라며 반발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9일 밤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고, 이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진당 당국의 행동은 대만을 화약통과 탄약고로 만들고 대만해협에서 전쟁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며 “계속 이 길을 고집한다면 청년들은 총알받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대만을 수복해야 할 자국 영토로 간주해온 중국은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며 미국과 대만의 군사적 밀착을 견제해왔다.
중국 관영 매체 관찰자망은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이번이 10번째, 올해는 두 번째”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위력적인 군사 활동을 늘려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불가결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입장문을 올려 “일본의 방위백서는 중국군의 건설적인 발전과 군사 활동에 먹칠을 하고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며 지역의 긴장을 불러일으켰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결연한 반대를 표시하고, 이미 일본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훈련을 마친 대만이 오는 8월부터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가 이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