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폭탄 테러로 44명 사망, 강경파 분열 노리는 IS 소행?

      2023.07.31 11:14   수정 : 2023.07.31 1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이슬람 강경파 정치 집회 가운데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4명이 숨지고 약 200명이 다쳤다. 현지에서는 인근에서 활동하는 파키스탄탈레반(TTP)과 이슬람국가(IS)같은 이슬람 무장세력이 테러를 일으켰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으나 TTP는 즉각 사건과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범아랍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7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카르카이버·파크쿤트와주 바자우르에서 미아트 울레마 에 이슬라미(JUIF)당의 집회 가운데 폭탄이 터졌다.

현지 경찰은 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앉아 있던 단상 근처에서 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페로즈 자말 파키스탄 지방 정보부 장관은 미국 AP통신에 "폭발로 지금까지 44명이 '순교'했고 거의 20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폭발로 당의 지역 수장인 마울라나 지아울라가 사망했지만 다른 지도자들은 살아남았다. JUIF는 이번 공격이 11월 선거를 앞두고 당을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바자우르 지역은 TTP의 주요 활동 거점이다.
TTP는 ‘탈레반’이라는 명칭을 쓰긴 하지만 아프간의 탈레반 정부와 별개의 조직이며 아프간 탈레반과 동맹관계다. TTP는 2007년에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모여 결성됐으며 극단적인 이슬람 사회 건설을 내세우며 파키스탄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2014년에는 북서부 페샤와르의 군 부설 학교에서 TTP의 총기 난사로 학생과 교사 등 147명이 사망했다. 지난 1월 페샤와르의 경찰 단지 내 이슬람사원에서도 자폭 테러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 TTP는 사건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몇 시간 뒤 자신들과 관계없는 사건이라고 부인했다.

JUIF는 아프간 탈레반과 가까운 이슬람 강경파로 알려졌다. TTP는 사건 직후 성명에서 자신들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이슬람주의자들이 서로 적대시하는 것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아프간의 탈레반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범죄는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IS의 범행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은 과거 탈레반과 협력했지만 탈레반이 서방과 협상에 나서자 수정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더욱 교조적이고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에 집착하고 있다.
IS 호라산은 이미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부와 교전중이며 다수의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현지 독립 매체인 호라산 다이어리에서 기자로 일하는 니잠 살라자이는 알자지라를 통해 JUIF가 지난 2년 동안 IS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는 아프간 탈레반이나 그들을 인정하는 세력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IS의 소행이라면 “파키스탄 정부는 여러 상대와 싸워야 한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