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도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합니다“..장애인 취업사업장 확대 시급
2023.08.01 06:00
수정 : 2023.08.01 06:00기사원문
"저희도 제대로 된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싶습니다".
전 국민의 5.3%인 265만여명이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장애인이란 이유만으로 노동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정부에선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시행해 공공기관 등에서 장애인의 노동력을 사회적 생산력에 활용하려 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이 같은 제도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의 노동력 역시 활용해야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로부터 장애인으로 등록된 등록장애인은 265만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7.1%인 125만여명이 65세 이하의 연령, 즉 잠정적으로 생산활동이 가능한 인구다. 등록장애인이 전 국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2%씩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는 인구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장애인이 투입 노동시간 대비 산출 생산량을 의미하는 생산성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회사원 구모씨(32)은 "사회적 편견이고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들이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불편함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함께 일한다면 일의 효율이 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애인 인구가 전제 인구의 5.2%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정상인 못지않게 노동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의 노동력을 적절한 방식으로 활용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건 전체적인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낭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정부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인 민간기업은 전체 근로자의 3.1%를 장애인 근로자로 구성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민간기업보다 조금 더 높은 3.6%의 인원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 등에서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해 과태료 등으로 대납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 고용률(만 15세 이상)은 36.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의 장애인 고용률(34.6%)과 견줘 1.8%P 소폭 상승했으나 전체인구 고용률인 63.0%와 비교하면 아직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장애인 표준사업장
기업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지키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이 근로하기에 적합한 생산 시설을 갖춘 사업장을 의미한다.
예컨대 포스코의 경우 사내에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포스코 직원들의 근무복을 세탁하는 업무를 맡기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직원들에게 제공할 간식을 만드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호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행 장애인 표준사업장 제도의 '허들'이 높아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취업기회를 제공하자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설립을 위한 출자가 하나의 법인(회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 회사가 공동출자를 통해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거나 사업 범위 확장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장애인의 추가로 고용을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선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설립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은 최근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포 발의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하나의 그룹 안에서 자회사 간 또는 손자회사 간 공동출자를 통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ㆍ운영토록해 금지 등의 특례를 신설하는 것이다. 공동출자를 통한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을 금지하는 현행법과는 다른 점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