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주요 후원자들, 트럼프 막는데 올인
2023.08.02 03:47
수정 : 2023.08.02 03:47기사원문
미국 공화당 주요 후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에게 후원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소송에 휘말리면서 그동안 들어온 후원금을 까먹는 와중에 디샌티스를 비롯한 대안에 후원이 몰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정부 통계를 인용해 올 상반기 디샌티스 캠프에 주요 공화당 후원자들이 거액을 기부하는 등 반 트럼프 후보들에게 기부금이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 부동산 투자자인 로버트 비글로가 2000만달러(약 258억원), 벤처캐피털 세콰이어의 글로벌 파트너 더글러스 리온이 2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공화당 기부 큰손들이 디샌티스에 집중적으로 후원금을 대고 있다.
또 위스콘신주의 리처드 윌렌과 엘리자베스 윌렌도 200만달러를 디샌티스에게 후원했다.
리처드 윌렌은 애초에는 트럼프 후원자였다. 특히 의사당 폭동으로 이어진 2021년 1월 6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을 구하기 위한 행진"에 기부한 최고액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했다.
왓츠앱 공동 창업자인 잰 쿰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낸 전 유엔대사 니키 헤일리에게 500만달러를 기부했다.
또 뉴저지 주지사 출신인 공화당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 크리스 크리스티는 스탠리 드러큰밀러, 제프 야스, 할란 크로, 또 트럼프 백악관의 대변인을 지냈던 월스트리트 금융 전문가 앤서니 스카라무치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
공화당의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기 위한 본격적인 대선 경선 초기인 지금 트럼프의 주요 경쟁후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이 봇물을 이루면서 트럼프의 앞날은 험로가 예상된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첫 경선은 내년 1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열린다.
트럼프는 올 상반기 후원금으로 5000만달러 이상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각종 송사에 휘말리면서 지금까지 지출한 규모가 후원금 규모를 웃도는 5700만달러에 이른다.
트럼프의 '세이브 아메리카' 정치행동위원회(PAC)가 40여 로펌을 고용하면서 변호사 비용으로 들인 돈만 2000만달러가 넘는다.
아예 공화당 경선 후보들에 대한 불신을 보이는 큰 손 투자자들도 있다.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와츠먼, 시터델의 켄 그리핀 등 거액 공화당 기부자들은 이번 경선에서 그 어떤 후보에게도 기부금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6월 말 현재 공화당 경선 주자 가운데 가장 많은 후원금을 거둔 후보는 디샌티스이다. 디샌티스 경선 캠프와 우호 PCA가 거둔 후원금 규모는 1억910만달러에 이른다.
트럼프는 6390만달러, 조 바이든 대통령은 4840만달러를 후원 받았다.
트럼프의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는 고작 290만달러를 확보했을 뿐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