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6천 스카우트 숙소 찾아라"..수도권 '비상'

      2023.08.08 08:41   수정 : 2023.08.08 08: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잼버리에 참가했던 3만6000여명의 스카우트들이 새만금에서 모두 철수해 서울쪽으로 대이동을 시작하면서 숙소 찾기 전쟁이 시작됐다.

폭염과 태풍을 피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원들은 오는 12일까지 집단 숙식을 할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대규모 숙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호텔 등의 경우 추가비용 지불 여부도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8일 서울과 경기도 인근 지자체와 기업, 종교단체, 대학 등이 스카우트 숙소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고양시는 새만금에서 철수하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참가자 약 1만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시는 지난 7일 밤 이동환 시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일산서구 킨텍스와 주요 기업의 인재개발원을 대회 참가자 숙소로 활용하기로 하고 해당 기관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기숙사·종교시설·인재원·전시장 등 총동원
킨텍스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은 비어 있어 화장실과 세면·샤워 시설 등을 갖추면 2인용 텐트 4400동을 당장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고양시에 산재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 동양인재개발원, NH 인재원, YMCA 고양 국제청소년문화센터, 항공대 기숙사 등에는 약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잼버리 대회의 폐영 전날 K팝 콘서트 개최지로 유력시되는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과 이들 시설 사이의 이동 시간은 버스로 약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이점도 있다.

휴가를 반납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잼버리 대원 숙소 마련에 직접 나섰다. 호텔 등 숙박시설을 우선으로 하돼 대학교 기숙사나 기업의 연수시설, 구청이 관리하는 체육관 등 공공시설도 포함됐다. 수용 가능 인원은 일단 1만5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자치구는 주민이 '홈스테이' 방식으로 동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검토 끝에 하지 않기로 했다.

종교계도 숙식 지원에 나섰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소속 교단을 상대로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9∼10일 숙소로 제공할 수 있는 교회 시설을 모집 중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행사 일정을 조정해 경기 파주시 소재 영산청소년수련원과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에 약 33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또 2000∼3000명 규모의 숙소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은 서울, 경기, 인천, 충청 일대에 하루 1600여명의 참가자가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44개 사찰 명단을 정부에 제공했다.

■영국 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레드라인' 넘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우려를 계속 제기했지만 한국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또한 음식, 위생, 의료, 휴식처 등 모든 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힌 우리 정부의 입장과 다른 것이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의 맷 하이드 대표는 지난 7일 BBC와 인터뷰에서 "새만금 잼버리 현장 상황에 관해 계속 우려를 제기했다"면서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너무 작고 너무 늦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또한 현장 여건은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위생 열악,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국 스카우트 연맹은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에 이런 우려 일부를 되풀이해서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또한 "수천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행사 준비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며 "독립적인 조사 검토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 참가에 약 3500파운드(582만원)씩 지출했으며,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마련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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