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생활 했던 새만금 그리워" 서울 곳곳 즐기는 잼버리 참가자들
2023.08.10 10:16
수정 : 2023.08.10 10: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태풍 카눈을 피해 새만금을 떠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야영을 중단하고 지난 9일부터 서울에서 문화 체험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번 잼버리 대회에 대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냈다. 먼저 논란이 됐던 폭염과 시설 위생 등의 문제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폭염과 위생 문제 힘들긴 했다"
지난 9일 서울에서는 경복궁 등 서울의 주요 관광지에서는 배낭을 메고 탐험 중인 스카우트 대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그룹으로 나눠 서울의 여러 관광지를 둘러봤다. 또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서울에 머물고 있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교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이날부터 잼버리 커뮤니티 광장이 설치됐다. 덕분에 다양한 국적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에게 여러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이번 대회에 대해 묻자 힘들었다고 토로하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답이 돌아왔다.
이날 첫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이탈리아 스카우트 대원 체자레군(16)은 "스카우트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불가능한 것은 없다"면서도 "태풍이 와서 서울로 이동해 아쉽지만 계속 있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어서 괜찮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알리군(16)도 "예정된 일정보다 야영이 일찍 종료돼서 아쉽지만 지금 서울을 둘러보는 것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새만금에서의 야영 경험에 대해선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며 "두바이에서 온 덕분에 더위가 힘들지는 않았다. 화장실 등 몇몇 문제들은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는 화장실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됐다. 한 참가자가 찍은 영상에서 샤워장 바닥에 진흙이 있고 내부 선반이 무너져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영국스카우트연맹 측은 "화장실은 안전하지 않았고 쓰레기도 쌓여 있었다"고 지적하며 지난 4일 조기 퇴영을 결정한 바도 있다.
이날 공식 일정인 태권도 뮤지컬 관람 외에 경복궁, 삼성역, 강남역 등 서울 곳곳에서 개별 일정을 보낸 영국 참가자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관련 설명이 나와 있다"며 새만금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됐다"
이번 잼버리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탈리아에서 온 테레자양(15)은 "묵고 있는 인천대 숙소는 방이 크고 아름답다. 침실에 욕실이 붙어 있어 편리하지만 스카우트는 호텔에 머무는 게 아니고 텐트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새만금이 그립다"며 "더울 것을 대비해 물을 많이 먹고 모자를 쓰고 선크림을 계속 바르라고 하는 등 준비를 많이 해서 괜찮았다. 캠핑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강조했다.
행사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점차 나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슬로베이나에서 온 미디어 담당 자원봉사자(스카우트 국제운영요원·IST) 제이콥씨(23)는 "물, 위생 등이 처음에는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며칠 동안 많은 일을 겪었고 나무 그늘이 없는 등 유럽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어서 스트레스가 됐다"며 "바다와 가까운 척박한 환경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스카우트는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즐겼다"고 설명했다. 제이콥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정부 등의 노력으로 매일 조금씩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