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해줘"... 탄소포집 기술 어디까지 왔나?
2023.08.11 05:00
수정 : 2023.08.11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수년간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면서,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연료 등으로 재활용하는 탄소포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뜨거워진 지구의 온도상승을 멈추거나 되돌리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탄소포집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풀어야할 과제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구온난화에 탄소 포집 기술 필요성 제기
지난 2016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유지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 시 발생할 악영향에 대한 우려때문이다.
기상학자들은 1.5도가 올라가면 과거엔 10년에 한 번꼴이던 폭염의 발생 확률이 4배로, 폭우의 가능성은 1.5배로, 가뭄의 가능성은 2배로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2도가 된다면 폭염의 확률은 6배, 폭우의 확률은 1.7배 증가한다. 올해까지 이미 1.1도가 올랐고, 2030년이 되기 전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이 지구의 기온상승이 현실적 위험으로 다가오자 전세계는 '탄소제로(Carbon Zero)'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제로는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탄소제로를 위한 가장 대표적인 움직임이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하지만 당장 모든 전원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없는데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산업이 여전한 만큼, 화석연료 시대와 미래세대를 연결하는 기술로 탄소 포집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탄소 포집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거나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지하에 영구히 저장하거나, 연료나 화학제품 등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탄소포집, 지구온난화 속도 늦출수 있을까
탄소포집 방식은 크게 △점원 탄소 포집(Point Emission)과 직접 공기 포집 (Direct Air Capture: DAC)으로 구분된다. 점원 탄소 포집은 다시 탄소포집 및 저장(CCS)와 탄소포집 및 활용(CCU)로 나뉜다. 점원 탄소 포집은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시멘트 공장과 같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나쁜 매연을 뿜는 배출원에서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포집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일반적인 공기보다 CO₂ 농도가 더 짙기 때문에 포집이 더 쉽기 때문이다. 점원 탄소 포집 기술이 장착된 석탄 화력 발전소의 경우 최대 90%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집된 CO₂를 해수면 아래 등의 깊은 지하에 영구적으로 저장하면 CCS, 재활용해 사용하면 CCU가 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석유공사가 지난 2021년 생산을 멈춘 동해 가스전에 CO₂ 연간 120톤을 영구처분하는 실증사업을 추진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청한 상태다.
DAC는 이미 대기중에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소시키는 '탄소 내거티브(Carborn Nagative)'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영구적으로 낮출 수 있고, 배출원이 아닌 여러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5개의 DAC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중 스위스의 클라임웍스(Climeworks)와 캐나다의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이 가장 앞선 DAC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DAC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와 물소비량은 상당히 큰 편이며, 이산화탄소 포집에 들어가는 비용도 여전히 높다는 점은 숙제다. DAC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유형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자들은 DAC 기술이 상용화되면 210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최대 4분의 1가량이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DAC에 신재생 에너지 및 폐열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탄소포집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의미가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