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만 2승… 이예원, 두산건설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

      2023.08.13 18:03   수정 : 2023.08.13 19:44기사원문
운명의 연장전. 이예원이 심각하게 라이를 살피고 있었다.

약 6m정도 되는 버디퍼트 샷. 넣으면 우승, 아니라면 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지난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에서 박민지에게 연장 패배를 한 번 맛본바 있는 이예원이었기 때문에 더욱 부담되는 샷이었다.

하지만 이예원의 퍼트가 움직였고, 다소 강하게 친 공은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16번 홀에 이어 또 다시 나온 미라클 버디 퍼트였다.


'작년 신인왕' 이예원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예원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연장전 버디로 신인 김민선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4언더파 68타를 친 이예원과 2타를 줄인 김민선은 똑같이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최종 3라운드를 마친 뒤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이예원은 연장전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4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김민선을 제쳤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 넉 달 만에 거둔 생애 두 번째 우승이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올해 처음 열린 대회여서 이예원은 초대 챔피언이라는 영예도 곁들였다. 이예원은 두 번 우승을 모두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골프장에 따냈다.

첫 우승을 올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 열린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은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받은 이예원은 박지영을 제치고 상금 1위(7억2592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에서는 박지영에 이어 2위로 도약했다.

이예원은 박민지, 임진희, 박지영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2승)에 올라 각종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선두 박현경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예원은 쾌조의 샷 감각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펼쳤다. 5번 홀(파4) 첫 버디에 이어 8번 홀(파5) 버디로 1타차로 따라붙은 이예원은 12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운명의 16번 홀(파4)에서 10m 먼 거리 스네이크 라인의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것이 가장 큰 분기점이었다. 18번 홀(파4)에서 3퍼트 위기를 잘 넘긴 이예원은 연장전에서는 과감한 버디 퍼트로 승부를 갈랐다. 황유민, 김민별, 방신실 등 신인 3인방과 함께 국가대표 한솥밥을 먹었던 김민선은 이날 처음 치른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에서 잘 버텼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우승 후 이예원은 "전반기에 1승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못해서 아쉬웠다. 좋은 기억이 있었던 제주도에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초대 챔피언이 되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제주도를 좋아한다. 첫 우승과 다승까지 제주도에서 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제주도에 대한 무한 애정을 발산했다.


무엇보다 이예원은 "연장 18번홀 마지막 샷은 절대 짧으면 안되겠다는 생각하고 과감하게 쳤는데, 그것이 라이를 타면서 잘 들어간 것 같다. 지난 연장 때 패하면서, 다음에 또 연장전을 하게 되면 더 과감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영광의 순간을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1승을 더 하고 싶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모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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