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런 사태' 피해자 구제 선례 만들 것"
2023.08.16 18:18
수정 : 2023.08.16 18:18기사원문
이정엽 LKB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사진)는 16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올해 3월 설립한 'LKB 로집사 가상자산 레귤레이션센터' 설립 취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가 센터장으로 있는 LKB 로집사 가상자산 레귤레이션센터는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에 종합 법률서비스를 원스톱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변호사는 "가상자산 서비스 자체도 여전히 혁신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세무, 회계 서비스 시장 역시 시장가조차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 세부적인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고객(사업자)에게는 직접 외부 전문가를 연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올해 초까지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회생 전문가'다. 법관 시절에는 블록체인법학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20여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지난 2월 법무법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잘 포장돼 있고 잘 아는 길(법관)이 있는 반면, 가보지 않는 길이 궁금했고 또 안 가보면 영영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는 게 도전의 배경이다.
현재 이 변호사는 회생과 블록체인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현재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사태의 피해자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운영하던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지난달 갑자기 출금을 중단하면서 연쇄 코인런 사태가 불거졌다. LKB 소속 블록체인팀은 피해자 100여명을 대리해 지난달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어 각 사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하루인베스트·델리오에 대한 회생 신청에 대해서는 "회생절차를 통해서는 회사가 숨겼던 자산이나 운용 과정, 부실 원인 등 그간의 허점에 대한 조사가 더 면밀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가상자산 서비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 구제에 대한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존 가상자산 생태계 내에서 대규모의 러그풀(가상자산 개발자의 투자 회수 사기행위)은 빈번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사례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들조차 피해회복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국내에서는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사태가 (피해 회복 시도에 대한) 첫 사례일 것이다. 피해 구제 선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센터 유튜브나 오픈채팅 등 채널을 통해 사건 관련 내용을 비롯한 가상자산 이용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관심도가 높고 재밌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갈 것"이라며 "정보 공유를 통해 이용자들이 가상자산 생태계 내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