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불안"… 브릿지론 연장 안돼 ‘PF 위기’ 현실로

      2023.08.22 17:54   수정 : 2023.08.22 17:54기사원문
서울 용산에서 진행중이던 상업시설 개발이 브릿지론 연장 무산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처리됐다. 서울 알짜 지역에서도 좌초되는 개발사업장이 나오면서 시행 업계에 큰 충격파를 주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고급 주거시설 개발도 '리파이낸싱(차환발행)'에 실패했고, 새마을금고가 3300억원을 대출해 준 구로구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 프로젝트 역시 무산 위기에 직면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9월 위기설이 짙어지는 분위기이다.



22일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스타로드자산운용이 시행하는 서울 용산구 상업시설 개발 프로젝트가 5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연장에 실패하면서 기한이익 상실이 발생했다.

스타로드자산운용은 용산구 이태원동 124-3·4에 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4753㎡ 규모의 상업시설 및 리테일을 지을 계획이었다.
6호선 이태원 역세권에 위치한 곳으로 입지경쟁력이 높은 곳이다. 브릿지론은 키움증권이 주관사이며 선순위 427억원, 중순위 70억원, 후순위 15억원 등으로 총 512억원 규모다. 5월말 1차 만기 이후 연장을 논의했지만 결국 최근 디폴트 처리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여러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선순위 투자자가 공매신청을 결정해 (공매를)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개발업계는 용산의 알짜 부지조차 브릿지론 연장이 무산된 것에 충격을 받는 분위기다. 디폴트 배경·향후 계획에 대해 스타로드자산운용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에 설립된 신생 운용사다.

브릿지론 규모만 약 9000억원인 서해종합건설의 온수 럭비구장 개발사업도 무산위기다. 이 프로젝트는 서해종건이 자체 설립한 KL산업이 추진중이다. 문제는 럭비구장 개발을 위해서는 대체부지(럭비구장)를 찾아야 하는 데 여의치 않으면서 사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브릿지론 가운데 3375억원 가량은 새마을금고 대출금이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럭비구장 대체 부지를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다"며 "브릿지론 만기가 오는 9월로 재연장이 될지, 디폴트 처리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 미래인이 진행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 호텔' 고급주상복합 개발사업도 차환발행에 실패하면서 브릿지론 연장을 협의중이다. 브릿지론을 4640억원에서 5800억원으로 늘려 추가 비용도 감당하려 했으나, 실패하면서 기존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을 대주단과 협의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의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 후보지 중 한 곳이다.

설상가상으로 시공능력평가 75위인 대우산업개발이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했다.
'이안' 브랜드를 보유한 이 회사는 분양실적 저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경영진의 비리 의혹까지 겹쳐 사면초가 상태에 놓여있다.

시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용산 땅마저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연쇄적으로 다른 사업장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대책은 피부로 못 느끼고 있다.
건설사 도미노 부도마저 현실화 되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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