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방류 개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체념'...시민들도 '불안'

      2023.08.24 16:28   수정 : 2023.08.24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 24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사이에선 정적이 감돌았다. 방류 자체를 막을 수 없으니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강조하고 팔기 전 방사능검사 등의 대책을 소비자들에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안전한 수산물을 소비하겠다며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사람들도 보였다.

평온함 속 번지는 '체념'·'불안감'
노량진수산시장에서 30년 넘게 활어회 장사를 해왔다는 이모씨(70대)는 "사람들이 오염수 방류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지난 5~6월 일본이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예고만 했었을 때도 손님들이 발길이 끊어졌는데, 이번에는 방류한다고 하니 손님이 얼마나 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불안하지만 이제는 방도가 없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반적인 목소리였다.

꽃게와 백합 등 갑각류를 주로 파는 60대 상인 A씨는 "수산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입장에선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단순히 '나쁘다'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수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들 입장에선 생업이 걸린 문제"라며 "한국이 반대한다고 해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 전이라 왔다"
이날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한 시민들도 오염수를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염수 걱정 없이 수산물을 먹기 위해 시장을 일찍 찾은 셈이다.서울 관악구에서 꽃게와 갈치를 사러 왔다는 서모씨(60대 중반)는 "안 그래도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 왔다"며 "(오염수 해양 방류는) 우리 같은 늙은이들에게 별 상관이 없겠지만, 앞날이 창창한 젊은 사람들에게 못 할 짓인 것 같다.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것 아니겠냐"라고 강조했다.

주부 이모씨(71대)는 "가족들이 생산을 좋아해 수산물시장을 자주 찾곤 하지만,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아무래도 생선을 사는 것이 꺼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살 맛이 안 난다. 뭘 먹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수산물 수급에 문제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동작구에서 중화요리점을 운영하는 이모씨(64)는 "가게에서 미국산이나 포클랜드산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번에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일본산 해산물을 찾던 사람들이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잡힌 해산물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파는 일본 이외 나라에서 잡히는 해산물 가격이 올라가 식자재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층 높아진 불안감에 상인들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다만 자구책이 효과가 있을 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상인회 대표는 "해산물이 상점에 올라오기 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수산시장 법인에선 3번의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상인들 차원에선 원산지 표기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오염수 이슈에서 상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협 측도 오는 9월부터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거래되는 해산물에 대해 무작위로 생산 살을 떼어내 검사하는 '샘플링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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