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쩔쩔매는 새로운 마구 탄생? … '3승' 류현진, 104km 커브에 미 현지 호들갑

      2023.08.27 10:33   수정 : 2023.08.27 10: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요즘 커브는 중학생들에게도 흔한 변화구다. 투수를 하는 선수에게는 가장 기본이 되는 변화구 중 하나다. 어찌보면 가장 클래식한 구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던질 수 있는 구종이라고 해서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다. 미국 MLB에서 류현진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류현진을 상징하는 변화구는 체인지업이다.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이끈 구종도 체인지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산고 시절 류현진을 상징하는 변화구는 커브였다.
한화 이글스에 입단 후 구대성 등에게 배운 체인지업을 활용하며 체인지업 투수로 변모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야구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받쳐줄 서드피치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커브를 장착했다. 체인지업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지만 팔이 긴 서양타자들에게 걸리는 경우가 많고, 노림수에 걸리면 큰 것을 허용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피칭디자인을 확 바꾼 2023시즌 류현진을 상징하는 구종은 커브다. 8월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류현진은 직구 29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3개, 커터 9개를 던졌다. 직구 구속은 평균 시속 142㎞, 최고 시속 146㎞에 그쳤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커브다. 이날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시속 108.5㎞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시즌 평균보다 시속 4㎞ 느렸다. 가장 느린 공은 히메네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시속 104㎞ 커브였다. 류현진은 커브 13개로 7번의 스윙을 끌어냈는데 이 중 4번이 헛스윙이었다.

커브는 우타자의 몸쪽 대각으로 떨어지고,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도망가고, 거기에 커터는 포심과 구속 차이가 거의 없이 살짝 살짝 떨어지다 보니 타자들의 노림수를 완벽하게 봉쇄할 수 있게 되었다. 좌타자에 대한 부담도 사라졌다.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이 봉쇄되지만, 대신 커브와 커터가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고작 88마일의 평균 구속으로 MLB 정상급 투수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다.



MLB 분석 전문가 프리드먼은 히메네스를 삼진 처리한 공에 대한 멘트로 “류현진의 아름다운 시속 64.6마일(약 104㎞) 커브. 이번 시즌 선발 투수가 헛스윙을 유도한 공 중 가장 느리다”라며 "대부분 투수들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졌는지 확인하지만, 류현진의 투구를 관찰할때는 얼마나 느린 공을 던졌는지 보게 된다“라며 극찬했다.

류현진은 5회 1사 후 커브를 던지다가 타일러 프리먼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긴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그 누구도 커브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커브 구사율은 18.6%로 지난해(21%)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것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 헛스윙 유도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31.0%로 지난해 13.3%보다 16.7% 포인트나 늘었다. 커브 피안타율은 27일 경기를 포함해 올해 0.182로, 지난해 0.231보다 0.049 낮췄다.

한편, 이날 류현진은 5이닝을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막고,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역투로 3연패를 탈출하며 와일드카드 경쟁을 이어갔다. 슈나이더 감독은 AP통신을 통해 “류현진은 대단한 선수다.
효율적이고, 제구력이 대단하다”라며 류현진의 커브와 완급조절을 극찬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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