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녹아든 생성형AI… 韓 게임사, 글로벌 공략 필수템
2023.08.29 18:19
수정 : 2023.08.29 18:19기사원문
생성형 AI는 게임을 제작할 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툴)가 될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게임 몰입도를 높이는 게임 내 장치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더 나아가 최근 게임 업계는 네이버(하이퍼클로바X), 카카오(코지피티)처럼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뛰어들거나 AI 모델 개발사들과 전방위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韓게임사 생성형 AI 다방면에 활용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엔씨),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생성형 AI 연구개발(R&D)과 기술 활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를 게임 개발 도구로 활용하거나 게임 내 적용해 이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엔씨는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조직을 꾸려 디지털휴먼, 생성형 AI 등 분야별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를 통해 게임 몰입도를 높이는 여러 인게임 장치들을 마련했다. 언어가 다른 이용자들이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리니지W'에 채팅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AI 번역 기능을 적용하는 식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도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툴이나 이미지·텍스트 생성형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넥슨은 이용자 경험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2017년 AI 연구조직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하고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 및 적용하면서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룰, 시나리오, 그래픽 등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도 개인화 메시지, 광고 효율화, 영상 추천을 비롯해 게임 플레이와 연계된 이용자 경험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향후 NPC(플레이 불가능한 캐릭터), 보스, 주요 캐릭터에 정해진 스크립트가 아닌 'AI 페르소나'를 도입해서 게임 속 세계관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기능 등을 선보일 방침이다.
넷마블은 AI센터에서 게임 내 밸런싱 시스템, 이상탐지 시스템, 이용자 추천 시스템 등을 활용해 게임의 재미와 퀄리티를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AI를 제작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도 이용자와 게임을 할 수 있는 가상의 AI 친구 혹은 '버추얼 게임 프렌드'를 내년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B2B 시장 노리고 협업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LLM 등 AI 모델을 개발해 B2B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엔씨는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자체 개발한 LLM '바르코'를 지난 16일 공개했다. 바르코 파라미터(매개변수) 규격은 △13억 △64억 △130억개로 다양하며 게임 비주얼 콘텐츠 제작,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한 스크립트 작성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는 '바르코 LLM' 제품군을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머신러닝 허브)에 유료 배포해 산업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게임사들은 AI 모델 개발사와 전방위적으로 협약을 맺고, AI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네이버와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업무 생산성 개선 및 게임 리소스 제작 효율화 연구를 진행한다. 또 게임 내 NPC와 메타휴먼 고도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게임 사운드 제작에 도움을 줘 개발자들의 근무 능률을 높일 수 있고, 챗봇 등에 활용돼 이용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대형 게임사들은 물론 규모가 작은 게임사들까지 생성형 AI 기술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생성형 AI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