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경기반등 멀어지나"

      2023.08.31 15:11   수정 : 2023.08.31 15: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었다. 산업활동지표의 '트리플 감소'는 지난 1월 이후 6개월만이다. 경기 반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는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기부진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1.3% 감소한 이후 5월(0.7%), 6월(0%) 증가 또는 보합을 보였다. 3개월만의 감소 전환이다.
공공행정에서 6.5% 감소한 영향이 컸지만 정보기술(IT) 등 광공업생산 부진은 여전했다. 전자부품이 마이너스(-)11.2%, 반도체 -2.3%, 기계장비 -7.1% 등으로 집계됐다. 재고율도 123.9%로 11.6%포인트(p) 상승했다.

설비투자도 8.9% 줄었다. 2012년 3월(-12.6%) 이후 11년4개월만에 최대폭 감소다. 법인의 자동차 구매실적은 설비투자로 분류되는데, 운송장비 투자가 22.4% 감소한 영향이 컸다. 기계류 투자는 -3.6%로 집계됐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3.2% 줄었다. 2020년 7월(-4.6%) 이후 3년만에 최대폭 감소다.

7월 산업활동 지표에 대한 정부 평가는 '일시적'에 방점이 찍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 전반은 예년에 비해 강수일수 등이 많아서 외부활동이 힘들었다"며 "전반적으로 일시적 요인이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7월 산업활동동향과 관련, "소매판매와 설비투자의 경우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산업활동 지표의 동반 하락은) 기상악화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기조적 회복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부 평가와 달리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 부진이 강한 경고 신호로 꼽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소매판매)가 1%, 2%가 아닌 3.2% 줄었다는 것은 호우 등만으론 설명할 수는 없다"며 "고물가, 고금리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음식료품, 의복 등에서 모두 감소했다. 경제심리지수, 고용상황 등 대부분의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기재부 입장과는 엇갈린 흐름이다.

중국 경기 부진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본격화되고 있다. 7월 재고율이 11%p 이상 상승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대한 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출하가 감소하면서 재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원 실장은 "반도체 수출물량 53%가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으로 나간다"며 "(반도체 수출) 물량이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는 경기반등을 이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뿐만 아니다. 올 7월까지 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7%, 석유화학은 22.5% 각각 줄었다. 대중 수출액은 8월까지 15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확실시 된다.

경기흐름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쓸 수 있는 경제·통화정책 카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침체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부진 우려에도 '쇼크'수준으로 감소한 세수로 정부의 재정투자 여력은 줄어서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 성장을 표방하면서 감세 정책을 시행 중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 총지출 증가율을 2.8%로 낮춰잡은 속내이기도 하다. 더구나 내년까지 3%대 물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카드 또한 사용하기 힘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기 상황이 상당히 둔화되고 있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오히려 일정 수준 더 정부 지출을 늘리는 정책도 선택지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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