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한 계단이라도' 최하위만 벗어나도 한화의 2023년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2023.09.07 13:01   수정 : 2023.09.07 1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제발 한 계단이라도..."

사실상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현 시점에 많은 한화 관계자들이 갖는 간절한 마음일 것이다. 한화 이글스의 포스트시즌은 사실상 좌절되었다.

그리고 현재 성적은 위보다는 아래에 훨씬 가깝다.

많은 한화 팬들이 4년 연속 최하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니라며 실력으로 화답했다.
한화는 9월 6일 대전에서 펼쳐진 SSG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실책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정은원이 4안타 경기를 완성하며 SSG에 신승을 거두었다. 8위에 1경기차, 10위 키움에 2경기차로 달아나는 소중한 승리였다.

8연승을 달릴때만 해도 5강을 기대했던 많은 팬들에게는 아쉬운 결과겠지만, 한화 이글스는 분명 작년보다는 발전했다. 적어도 이 맘때 한화는 압도적으로 최하위를 달렸고 위로 올라갈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한화는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다.

9회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을 당시 홈에 들어온 주자는 숨이차서 드러누워 버릴 정도로 전력질주를 했다. 간판 노시환은 조부상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출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지향점으로 향하고 있다. 바로 탈꼴찌다.



한화의 2023시즌은 결코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노시환이 리그 MVP급 타자로 성장했다. 문동주도 리그 에이스급 자원으로 성장했다. 채은성이라는 좋은 리더감이 한화에 입단했고, 이도윤이라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격수를 발굴한 것은 큰 수확이다. 여기에 문현빈이라는 좋은 2루수 자원도 찾았다. 군에서 제대한 최인호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 용병도 최상은 아니지만 산체스와 페냐라는 준수한 자원을 얻었다. 마무리 박상원도 충분히 준수한 선수다. 한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닉 오그레디와 윌리엄스의 뼈아픈 실패다. 하지만 어차피 타자 용병은 매년 뽑는 것이고,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아무런 결과없는 희망고문이 아니라 충분히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낸 2023 시즌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좌완 약점을 해소해줄 최대어 황준서와 보다 성숙해질 2년차 광속구 투수 김서현이라는 기대 요소도 있다. 물론, 다른 팀도 신인들이 입단하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이들은 각각 해당 년도의 최대어들인만큼 폭발했을 때의 결이 다르다.

즉 현 시점에서 한화 이글스에게 필요한 것은 유망주가 아니라, 시즌 끝까지 싸우는 힘이다.어떻게 든 한계단이라도 올라가고자 하는 절실함, 승부처에서 팀이 이겨내가는 위닝 멘탈리티, 144경기 한 시즌을 끝까지 치러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 이는 작년까지 한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팀 전체를 옥죄고 있는 ‘최하위’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첫 번째 단계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팬들에게 4연속 꼴찌팀의 팬이라는 치욕을 안겨줘서는 안된다.

그것은 응원하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현 시점에서 4강을 바라며 대전구장을 찾는 한화 이글스 팬들은 없다. 그들은 한화가 발전하는 모습을 원한다.


포스트 시즌이 사실상 무산되었어도 시즌 144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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