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혹한기는 극복할 수 있다

      2023.09.07 18:21   수정 : 2023.09.07 18:21기사원문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투자 혹한기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투자 혹한기가 왔다. 모두가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2023년, 코로나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었을 때 전 세계 정부는 유동성 활성화로 경기를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유동성을 위해 발행한 화폐들로 인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사람들의 보복소비가 더해지면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원자재 가격을 내리려고 보니 그것도 가능하지 않았다.
특히 천연가스와 원유 등은 증산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금리를 올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아직 금리를 올리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상장주 중 특히 성장주들이 바닥을 친다. 스타트업 주식이 상장을 하면 성장주로 분류가 되는데 상장한 스타트업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상장심사마저 통과하지 못하다 보니 벤처캐피털의 시리즈B 이후 투자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요즘 투자시장에서는 플랫폼과 같은 B2C보다는 SaaS·소부장과 같은 B2B 스타트업들이 오히려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B2B가 B2C 대비 상대적으로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이 빠르기 때문이다. 보통 투자자가 투자를 한 이후 그 투자자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B2B는 B2C의 평균 3배 이상으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B2B 스타트업들은 거래를 할 수 있는 주사업을 가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투자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CVC는 실제 2020년 이후 매년 투자를 늘려가고 있고, 작년에는 투자 혹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별도의 캐시카우가 있는 많은 대기업이 CVC를 통해 혁신을 찾기 시작했고, 스타트업이 이들을 공략해 투자를 유치해왔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술에 대한 외부검증을 거쳐 매출이 발생하는 스타트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기업과 협업을 추진하는 분위기이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PoC(개념 증명)'가 오픈이노베이션과 병행되며 이후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 혹한기에는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이 강화돼야 하는데 TIPS(팁스)의 효율적 확장도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의 성장에는 팁스의 마중물 성과가 큰데, 현재 액셀러레이터 업계가 성장한 만큼 추가적인 팁스 예산이 절실하다. 또한 팁스에 많은 매칭을 하고 있는 액셀러레이터의 투자조합에도 추가적인 모태펀드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크다.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스타트업 투자환경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펀드 운용기간이 대체로 8년 정도이고, 4년 안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올해 3·4~4·4분기, 늦어도 내년 1·4분기부터는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위기 속의 투자가 역사적으로 좋은 결과가 많은데 2000년 IT 버블이 꺼졌을 때 구글·아마존이 등장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버·에어비앤비 같은 유니콘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최근 정부의 인공지능(AI)과 이차전지 등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추는 방향 설정도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에 대해 단수 기술평가를 허용하는 '초격차 기술특례' 신설은 다시 시리즈B, 프리IPO투자 등을 활성화하는 데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약력 △46세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KAIST 전산학 석사 △서강대 MOT대학원 겸임교수 △동국대 스타트업 CEO 및 투자심사역과정 객원교수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대상 대통령상 △벤처창업 진흥유공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ICT 이노베이션대상 대통령상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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