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장시간 근로 국가 아냐" 美와 격차 주당 0.6시간
2023.09.11 15:48
수정 : 2023.09.11 16: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평균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실근로시간 격차가 지난해 '1.3시간'으로 크게 좁혀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국과는 불과 0.6시간, 같은 제조업 국가인 독일과는 2.5시간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지난 2001년 주요7개국(G7)들과 많게는 12시간 넘게 차이가 났던 한국의 실근로시간이 20여년간 크게 감소한 결과다.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근로시간 현황 및 추이 국제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임금근로자들의 연평균 실제 근로시간은 지난 20여년간 500시간 이상 감소, OECD 국가 중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전체 임금근로자 1인당 연간 실근로시간은 21년 전인 2001년 2458시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04시간으로 554시간 짧아졌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실근로시간은 1767시간에서 1719시간으로 줄면서, 한국과의 격차는 691시간에서 185시간으로 감소했다. 주당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과거 21년 전에는 17주 이상 격차가 났다면, 현재는 약 4주 남짓이 된 것이다.
2011년 통계 원자료상 단절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통계 연속성이 확보된 2011∼2022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한국의 실근로시간은 2119시간에서 1904시간으로 215시간 단축돼 해당 기간 OECD 평균(1739시간→1719시간)과의 격차가 380시간에서 185시간으로 줄었다. 한국의 연간 실근로시간 감소 폭은 OECD 국가 중 가장 컸고, 2011∼2022년 기준으로 OECD 평균 감소 폭(20시간)의 10.8배였다. 그 결과 2001년에는 한국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이 50.8시간, OECD 평균은 40.9시간으로 격차가 9.9시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한국 42.0시간, OECD 평균은 40.7시간으로 격차가 1.3시간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7개국(G7) 중 OECD에 관련 통계가 없는 캐나다·일본을 제외하고 5개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미국)과 한국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 증감률을 비교해도 한국이 2001∼2022년 17.3% 감소하는 동안 프랑스는 0.9% 늘었고, 나머지 4개국은 0.6~4.6%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이제 근로시간이 OECD 평균과 비교해도 과도하게 길다고 볼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이제 장시간 근로국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근로시간 유연화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시간 근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발표했다가 노동계와 청년층의 반발에 좌초됐던 '근로시간 개편'의 수정안을 금명간 발표할 예정이다. 연속적으로 주 최대 69시간 근로가 가능해져 장시간 노동사회로 회귀할 것이란 비판이 2030 MZ세대 노조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사안이다. 고용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보완 지시에 따라 지난 6개월 간 수정안 작업을 진행, 9월 정기 국회 때 입법논의를 목표로 이르면 이달 중으로 근로시간 개편안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