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능' SAT 과외 시간당 최소 400달러… 스포츠도 사교육 열풍

      2023.09.12 18:16   수정 : 2023.09.22 10:02기사원문
미국·중국·일본에서도 자녀 인생이 걸린 사교육에 관한 관심은 뜨겁다. 미국에서는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애쓰고, 대치동 같은 입시학원도 갈수록 증가하는 등 입시 경쟁은 한국만큼 치열하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계 학부모들이 미국 사교육 시장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교육 통제에 진심이던 중국도 자녀 사랑을 표방한 사교육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정부 주도의 초강력 규제로 중국의 사교육 시장은 한때 소멸하는가 싶었으나 결국 암시장만 키웠다는 진단이 나온다.
엘리트 교육 역사가 오래된 일본에서는 사교육이 명문대 진학을 노리는 일부 층에 집중된 경향을 보인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대입 경쟁이 비교적 덜한 가운데 유치원과 초등·중학교부터 공립과 사립으로 나뉘어 명문대 진학코스를 밟는다. 명문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자동 환승하는 '에스컬레이터'식 진학루트도 일본만의 특징이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에 대치동만 없을 뿐 미국에도 사교육은 존재한다. 하버드나 MIT 등 명문대 입학을 잘 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연 학비 4만~5만달러(약 5300만~6629만원)의 사립고등학교 엑시터 입학을 위한 사교육 아카데미가 뉴욕이나 뉴저지 미국 동부에서는 활성화돼 있다."

미국에서 하버드대 등 동부 아이비리그와 스탠퍼드 등 서부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은 한국의 대학입시 못지않게 치열하다. 미국 명문대가 요구하는 교육수준을 미국 공립학교에서 모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명문대 진학률을 보장하는 유명 사립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사교육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미국 역시 우리나라처럼 과학고·외고 등 특목고 입학을 위한 사교육 시장도 활성화되어 있다.

美서부 저학년 사교육비 평균 월 2000달러 안팎

미국에서 한국인 부모들만 사교육을 열심히 시킬 것 같지만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사우스베이(실리콘밸리)의 경우 인도계나 중국계의 교육열이 한국인이나 한국계 부모들을 능가한다. 미국 백인이나 유대계는 고급 가정교사를 집으로 불러 사교육을 시킨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미국에서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서 SAT로 불리는 대학능력시험뿐 아니라 봉사점수, 스포츠 등에서도 고루 성적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저학년 때부터 스포츠를 집중적으로 교육받는 아카데미에 다니는 것이 필수다.

실리콘밸리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한국계 부모는 "미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려면 공부는 기본이고 그 외의 특기가 있어야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자신의 자녀를 스포츠 아카데미에 보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학교 정규교육 학습량이 적으니까 부모들이 직접 나서 사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들은 2학년이나 3학년 등 저학년들의 경우 대학 진학을 위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다양한 사교육을 타진한다고 입을 모았다. 저학년 자녀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가구마다, 월마다 다르지만 평균 2000달러(약 260만원)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명문대 진학 위한 유명 학원도 존재

대학 진학을 코앞에 둔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돈으로 말하는 본격적인 미국의 자본주의 향연이 펼쳐진다. 경제력이 있는 부모들은 과외교사를 집으로 불러 교육한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SAT 고득점을 위한 일대일 수업이다. 시간당 400달러(약 52만원)부터 시작되는 사교육인데 이를 통해 SAT 점수가 크게 올라 예일대에 입학한 사례가 미국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자녀를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에 보낸 한 부모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미국 상위 30대 사립학교에 진학시키는 것 자체가 미국에서는 큰 사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에는 대치동은 없지만 유명한 사교육기관이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프린스턴 리뷰'가 대표적이다. 이 사교육 기관은 지난 1981년 설립됐다. SAT·ACT 등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교육기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사교육기관이 미국에서도 존재하는 것은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일부 주에서 수학을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격차가 눈에 띄지 않는 교육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 부모들도 한국 부모들처럼 조금 더 좋은 공립학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교육을 시킨다는 것이 이곳 학부모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부모는 "한국 부모 위에 중국 부모, 중국 부모 위에 인도 부모라는 우스갯소리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