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비테슬라 진영, '합종연횡' 가속
2023.09.14 06:00
수정 : 2023.09.14 06:00기사원문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포드·혼다 등 3사는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소 전력공급 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합작사(차지스케이프·Charge Scape)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미국·캐나다내 다수의 전력회사들을 연결하는 공통 플랫폼으로 전력사용량을 관리, 전력 요금 단가를 낮추겠다는 게 핵심이다. 자동차 구입시 3년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슬라와 경쟁을 하려면 충전 요금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들 3사는 전기차 사용자들이 배터리 내 전기를 팔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 전기차에서 전력망으로의 전력 공급)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신규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장치다.
3사의 합작법인은 미국 정부의 승인 취득 단계를 거쳐 2024년 초 사업개시를 목표로 한다. 포드 등 3사는 "향후 다른 자동차 제조사가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혀, 전력공급망 구축에 대한 연합작전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혼다와 BMW는 앞서 지난 7월 현대차, 기아,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5개사와 약 10억 달러(1조2750억원)규모의 일명 '북미 충전동맹'을 결성한 바 있다. 7개사는 충전 단자를 기본 통합충전시스템(CCS)을 택하고 있는 기업들로, 미국 전역에 최소 3만여개의 충전소(100% 재생에너지 기반)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북미표준충전(NACS)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는 테슬라에 완성차들이 잇따라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 차례 충전동맹을 구축한 만큼, 향후 현대자동차·기아도 이들 3사의 전력공급망 사업에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가 "테슬라는 분산형 전력회사"라고 밝히는 등 전기차 제조 뿐만 아니라 에너지·전력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완성차들도 전력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경쟁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어 이와 관련한 완성차 업계의 합종연횡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현대차의 연대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