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하고 벌레 꼬이고"…'탕후루'로 몸살 앓는 자영업자들

      2023.09.15 05:00   수정 : 2023.09.15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탕후루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탕후루 매장 인근 상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탕후루에서 떨어지는 설탕 코팅이 바닥을 끈적하게 해 청소를 힘들게 하는 탓이다. 이 때문에 탕후루 반입을 금지하는 '노(NO) 탕후루 존'을 선언한 가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탕후루 검색량 47배 증가...점포수 10배

15일 업계에 따르면 탕후루란 과일을 꼬치에 꽂은 후 설탕 시럽을 입혀 먹는 중국 화북 지역의 대표 겨울철 간식이다. 중국에서는 산사나무 열매를 막대에 꽂아 설탕을 입혀 만들지만, 국내에서는 딸기, 귤, 블랙사파이어포도, 샤인머스켓, 블루베리 등 다양한 과일을 사용해 만든다.
과일을 달콤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최근 배달의민족이 발표한 '배민트렌드2023 가을·겨울편'에 따르면 7월 배민 키워드에서 탕후루 검색량은 지난 1월 대비 47.3배 증가했다. 탕후루는 배민 전체 검색어 순위 3위에 올랐다. 탕후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탕후루 가게도 급증하는 추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만 150개가 넘는 탕후루 상표가 출원됐다. 국내 한 탕후루 프랜차이즈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43개에서 현재 약 420개까지 늘어났다. 1년 새 점포 수가 10배 증가한 것이다.

벌레 꼬이는 탕후루 꼬치, 종이컵 골치

하지만 탕후루가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으며 탕후루 매장 인근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탕후루에서 설탕시럽이 떨어지면 바닥 청소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탕후루를 먹은 뒤 남은 꼬치와 종이컵은 또 다른 골칫거리다. 자영업자 A씨는 "자꾸 손님들이 탕후루를 갖고 매장에 들어와 스트레스"라며 "설탕시럽이 떨어지면서 끈적이고 벌레가 꼬이고 버린 꼬치에 찔릴까봐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B씨도 "탕후루가 녹아 바닥에 묻으면 껌처럼 까맣게 돼 끈적거리고 닦기가 어렵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탕후루 가게들도 자체적으로 매장 앞에 쓰레기통을 마련하고 당부의 글을 통해 자정작용에 나서고 있지만, 탕후루를 들고 자리를 뜨는 손님들에게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탕후루를 들고 들어오지 말라는 '노 탕후루 존'을 내건 가게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 C씨는 "탕후루에서 나오는 쓰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노 탕후루 존을 내걸었다"며 "탕후루를 먹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뒷정리를 잘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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