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바이오항공유·선박유 상용화 코앞...한국은 '걸음마'

      2023.09.19 05:00   수정 : 2023.09.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오 항공유와 바이오 선박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를 이용한 항공기와 선박개발이 더딘 상황에서 바이오항공유와 바이오선박유가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 대비 기술개발이 더딘 단계라는 점에서 관련 제도 정비는 세제혜택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탄소중립 필수 요소, 바이오항공유·바이오선박유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유럽의회는 지난 4월 바이오항공유(SAF)와 바이오 선박유 사용을 의무화하는 '리퓨얼EU'(REFuelEU) 법안의 최종 타협안에 합의했다.

타협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EU 27개국 전역 공항은 항공기에 급유할 때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
의무 포함 비율은 2025년 2%로 시작해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 등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선박유 역시 2025년부터 바이오선박유 2% 혼합 급유를 시작으로 2050년에는 혼합률 70%까지 달성이 목표다.

미국은 현재 모든 수송용 화석연료 공급자를 대상으로 ‘바이오연료 혼합 의무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자국 내에서 사용·판매되는 바이오 항공유에 갤런 (약 3.78ℓ)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도 오는 2030년까지 항공사 연료 소비량의 10%를 바이오 항공유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바이오 항공유란 재생·폐기물 원료로 생산한 항공유로, '지속 가능 항공유'로도 불린다. 바이오 선박유는 바이오 중유, 바이오 디젤 등 기존 선박유(중유·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다. 주요국들이 바이오항공유와 바이오선박유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자동차와 달리 비행기, 선박은 전기로의 에너지 전환이 어렵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현재의 배터리나 수소 연료 전지는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가격이 비싸서, 비행기나 선박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반면 바이오항공유나 바이오선박유를 사용하면 신규 인프라 투자나 제작없이 탄소배출을 최대 65%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韓, 걸음마 단계...제도 정비 등 서둘러야

이같은 추세에 우리나라도 올해 바이오항공유와 바이오선박유 투입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부터 국제 운항 항공기와 선박에 각각 바이오 항공유와 바이오 선박유를 투입 중이다. 신규 바이오 연료의 품질과 성능 평가, 제반 공급 인프라 점검도 병행한다.

바이오 항공유의 경우 2024년 7월까지 약 1년간 한국∼유럽·미주 노선 중 추후 확정해 시범 운항할 계획이다. 바이오 선박유는 오는 7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한국∼유럽, 한국∼중국 노선 중 일부 노선을 정해 시범 운항한다.

다만 미국, EU, 일본 등과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국내 바이오연료 생산기술은 최고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4년 넘게 차이나는 수준이다. 일본과는 1년 이상, EU와는 2년 이상 격차가 있다.

산업부는 실증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품질 기준을 마련하는 등 신규 바이오 연료의 국내 상용화를 위해 법과 제도 기반을 정비할 예정이다. 산업부, 국토부, 해수부는 공동으로 바이오 연료의 원활한 보급 및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연내 SAF 실증사업과 법적 근거 마련 추진 외에도 △바이오연료 원료 안정적 확보 지원 △2024년부터 친환경 바이오연료 통합형 기술개발 예타 사업 △바이오연료 생산-소비업계 간 상호협력체계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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