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박스피에 공매도도 주춤… 투자자들 일단 ‘관망’

      2023.09.17 18:12   수정 : 2023.09.17 18:12기사원문
국내 증시가 박스피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피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보다는 관망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는 약 2.50% 하락했다.

8월 1일 2668.21을 찍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달 13일 2534.70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 12일 900선이 붕괴됐다.

조정 장세가 이어지면서 공매도 거래도 주춤한 모습이다. 이달 코스피시장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량은 805만2186주로 8월(896만9718주) 대비 10.22% 감소했다. 공매도 거래가 정점을 찍었던 7월(1008만주)과 비교하면 무려 2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코스닥시장도 공매도 거래량이 지난달 645만주에서 이달에는 558만주로 약 14% 축소됐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후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하락한 가격으로 갚아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이달 코스피시장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5110억65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5318억원)과 비교하면 4%, 7월(6877억원) 대비로는 25.69%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크게 급감했다. 지난달 16일 8.41%이던 코스피 대형주의 공매도 비중은 4.98%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공매도 비중도 삼성전자가 7.75%에서 1.16%로 줄어든 것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23.52%→22.77%, KB금융 24.37%→8.3%, 카카오가16.33%→3.83%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증권가에서는 박스피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외국계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공매도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가 박스피에 갇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공매도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장세가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강도가 약해지는 종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강도가 크지 않으면서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주식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반면, 공매도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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