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바이든 시진핑 정상회담하나...미리 만난 설리번과 왕이

      2023.09.18 09:29   수정 : 2023.09.18 09:29기사원문

【실리콘밸리·베이징=홍창기 정지우 특파원】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당 외사판공실 주임)이 몰타에서 회동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월 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다. 미국은 이번 회동을 중국과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미중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17일 몰타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난 이후 4개월만이다.
두 사람의 이번 회동은 이틀에 걸쳐 약 1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회동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만큼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양측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 대화에 기반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양자관계 주요 현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양안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악관은 "미국과 중국은 이 전략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향후 몇개월 간 미중 간 추가 고위급 접촉(engagement)과 주요 분야 협의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committed)"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설리번-왕이 회동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뤄진 논의 내용을 질문받자 "말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가까운 미래에 만나길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미중 군 당국간 핫라인 복원 관련 논의는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중국측은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군사당국간 소통 채널을 대부분 중단했다"라면서 "우리는 이중 일부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군사당국 소통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신호는 작거나 제한적이었다"며 "이는 점진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중미 관계의 안정과 개선을 중심으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전략적 소통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11월 회동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중 고위급 회담이 계속 이어지고, 통상 외교 관례상 정상의 만남 이전에 중요 문제에 대해 실무진이 중지를 모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회동의 사전 작업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정상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도달한 중요한 공통의 인식을 이행하고,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며, 중미 아시아·태평양 문제 협의, 해양 문제 협의, 외교정책 협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면서 “인적 왕래를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한 조치와 아태지역 정세, 우크라이나, 한반도 등 국제 및 지역 현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과 만남에서 자주 화두로 꺼낸 대만 문제도 재차 거론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설리번 보좌관에게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의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은 중미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중 3개 공동성명은 1972년 2월과 1978년 12월, 1982년에 각각 체결된 것을 말한다.
공동 성명에는 모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돼 있다. 중국은 이를 미중 사이의 역사적 중요한 문서이며, 미중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치적 기반으로 인식한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의 발전은 강력한 내생적 원동력을 가지고 있으며, 필연적인 역사적 논리를 따르고 막을 수 없으며,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는 박탈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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