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 격차 더 커진다” 전국 아파트값 양극화
2023.09.18 16:15
수정 : 2023.09.18 16: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집값 하락기에 관망하던 아파트 대기수요가 올 초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기점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직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상대적인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8월 기준 0.441p로 올라섰다. 연중 최고치이다. 지니계수는 올해 △1월(0.428p) △3월(0.432p) △5월(0.436p) △7월(0.439p) 등 매달 오름세다. 2013년 조사이후 지니계수의 최고치는 2020년 10월 0.462p이다.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월에는 0.426p까지 떨어졌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격차도 줄었지만,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 반등과 함께 지니계수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직방이 자체 산출한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 수록 아파트 간 상대적인 가격 격차(불평등도)가 크다는 의미다.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지역별 가격 반등 속도와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매매 실거래 통계 기준으로 올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1% 올랐지만 지방은 1%대 상승률에 그치고 있다. '7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은 전달(1.89%) 대비 1.11%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올 1월부터 7개월째 상승하며 누적 기준으로 11.17% 올랐다. 지난해 한해 실거래가격 하락폭(-22.22%)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 회복한 셈이다, 경기도 아파트 실거래가격도 7월에 1.07% 올랐다. 2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다. 1~7월 누계 상승률도 6.13%를 기록했다. 인천도 1.51% 올라 6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누적 상승률이 4.2%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의 상승폭은 미미하다. 7월에 0.39% 오르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이 1.25%에 불과하다. 지방 아파트값이 지난해 한해 10.6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회복률도 극히 저조하다. 지방 광역시도 올해 1~7월까지 상승률이 1.8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초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15억원 이상 주택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50%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70%로 완화되고,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아울러 특례보금자리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및 상반기에 이어진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하락 등 영향으로 서울, 경기, 세종 등 일부 지역 아파트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수도권에서도 강남권과 강북권, 신축과 구축간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지방과 수도권 주택시장 간극은 더 벌어지는 모양새"라며 "하반기 매물 적체가 더 심해지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가격 격차가 확대될수록 자산 축적을 통한 주택 상향이동 및 갈아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아파트 가격 격차의 동향 또한 공공에서 예의주시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