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이자 부담에… 카드사, 전단채로 발길
2023.09.18 18:32
수정 : 2023.09.18 18:32기사원문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한 달 간 만기 1년 미만의 카드사 전단채 발행금액은 4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 단위 최고치였던 1월(3600억원)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달 들어서는 15일 기준으로 이미 3900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전단채는 만기 1년 미만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전자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여전채는 카드채를 비롯해 할부금융·리스채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와달리, 만기가 긴 채권의 발행은 줄고 있다. '3년 이상~5년 미만' 카드채는 5월 2조1100억원 이후 6월(1조2500억원), 7월(1조8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8월(2조2000억원)에 반등했으나 이달(6000억원)에는 도로 축소됐다.
'1년 이상~3년 미만' 카드채 발행 규모도 4월(1조5600억원) 이후 매월 감소해 이달 현재 1500억원에 머물고 있다. '5년 이상~10년 미만'은 올해 전혀 발행되지 않았고, '10년 이상'은 4600억원에 그쳤다.
금리 부담이 가장 크다. 올해 발행된 1년 미만 카드채 평균 표면금리는 4.21%였으나 '1년 이상~3년 미만(4.29%)', '3년 이상~5년 미만(4.33%)'은 이를 웃돌았다. 증권사들이 기업어음(CP)을 대거 쏟아내고 있어 해당 시장에서 경쟁하기도 녹록지 않다.
전단채의 특성에 따른 선호가 커졌다기보다 여전채 전반이 발행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된 셈이다. AA+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4.571%(15일 기준)로, 3개월 전(4.269%) 대비 0.302%포인트 뛴 상태다.
특히 신규사업 등을 위한 자금조달 수요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 차환에 대응하기 위한 물량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는 은행 등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만큼 만기를 맞추려면 통상 채권을 재발행하는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는 7조70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1년 미만 단기채 발행을 꾸준히 늘리는 현상은 일반적이진 않다"며 "금리 부담 탓에 여전채 찍기가 어렵고, CP도 증권사에 밀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