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자금조달 지원하세요" 제도 있지만.. 銀, 준수율 49.6% '실효성 의문'

      2023.09.19 18:03   수정 : 2023.09.19 18: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원화자금대출 증가액의 일정 비율은 중소기업에 써달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국내 은행들에 '중소기업대출비율' 제도를 운용 중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6월말 기준 준수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데다, 제재 제도 또한 체감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제도를 운용하는 한국은행의 '묘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소기업대출비율을 지키지 못한 12개 은행에 총 12조2630억원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6개 시중은행이 9조3544억원, 6개 지방은행 2조9066억원의 제재를 받았다.

제재금 규모는 2018년 1조6300억원에서 2020년 3조5000억원까지 증가한 후 지난해 1조1270억원대로 감소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조3720억원 이상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중소기업대출비율 제도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은행이 원화자금대출 증가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대출하도록 한 것이다.


올해 6월까지 시중은행 45%, 지방은행 60%, 외은지점 25% 규제가 적용되다가 7월부터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비율이 50%로 변경됐다.

지난 5년간 은행들의 제도 준수율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49.6%로 50%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 48.4%, 2019년 46.3%, 2020년 42.4%까지 떨어졌다가 2022년 55.9%로 올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시중은행의 준수율이 낮았다. 시중은행 준수율은 2018년 47.2%, 2020년 30.6%, 2022년 69.4%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69.4%다.

특히 은행별로 편차가 심해 올해 한 은행의 준수율은 33.3%에 그치는 반면 다른 은행들은 100%를 달성한 곳도 있었다.

지방은행의 경우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방은행 평균 준수율은 2018년 52.8%, 2019년 66.7%였다. 2020년 50.0%, 2021년 31.9%로 떨어졌다가 2022년 73.6%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는 52.8%의 준수율을 나타냈다.

외국은행의 지점에서는 준수율이 40~50%대로 올해 상반기에는 45.7%로 집계됐다. 제도를 지키지 않을 때 불이익이 없는 외국은행에서는 지난 5년간 준수율이 0%인 은행이 전체 39곳 중 14곳에 달했다.

제재금을 부과받는 시중은행, 지방은행의 '제재 체감도'가 제각각이라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한국은행은 무역금융지원프로그램 배정한도에서 일정금액을 차감하는 형식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무역금융 취급 규모가 작은 은행일 경우 제재 체감도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홍성국 의원은 "중소기업대출 장려 취지를 고려하면 강력한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지만,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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