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죽음의 고리 시작되는데' 보험사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후순위 비율 70% 육박

      2023.09.20 16:37   수정 : 2023.09.20 22: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국내 보험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중순위 이하 비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순위 투자자는 선순위 대비 대주단으로서 통제력이 크지 않아 매각 혹은 리파이낸싱 시점에 손실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특히 내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규모 리파이낸싱이 예고되면서 '죽음의 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관련 자본 대비 손실부담은 크지 않고 금융당국 역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 확대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신용평가가 20일 발표한 '국내 증권사·보험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및 대응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해외 상업용부동산에서 중·후순위 비중이 61%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순위 비중은 33%에 그쳤다.

손해보험업계가 생명보험업계보다 중·후순위 비중이 더 높았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중·후순위 투자 비중은 전체의 57% 수준이었다. 손해보험사의 투자 비중은 전체 68%에 달했다.

부동산 가치가 하락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할 경우 중·후순위 투자자는 원금 대부분을 잃을 수 있다.

실제 시장 분위기도 부정적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MSCI 리얼에셋에 따르면 올해 7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매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으며 시내 사무실 건물 매매는 최소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북미 중심으로 지역 집중도가 다소 높아 특히 우려된다. 또한 중∙후순위 취급 비중이 높아 최근 가치하락이 큰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존재한다.

한신평은 "현재까지는 선순위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만기연장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부 사업장은 매각을 통한 회수 결정으로 투자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부분의 보험사는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신평에 따르면 2개년 영업이익으로 손실을 흡수한 후 자본 대비 부담을 살핀 결과 보험사는 영향력이 미미했다.

윤소정 한신평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는 해외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가지고 있어 정상적인 상황에선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자본적정성 영향 가정치를 높일 경우 보험사는 0에서 3개로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상황을 면밀히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상황이 안 좋아지는 방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보험사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고 있으며 충당금 역시 충분히 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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